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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아웃도어에서도 '게이미피케이션' 마케팅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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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출시된 게임 '퐁'을 응용한 샤넬의 게임 '스매시' (사진출처: 코코게임센터 웹페이지)
▲ 1972년 출시된 게임 '퐁'을 응용한 샤넬의 게임 '스매시' (사진출처: 코코게임센터 웹페이지)

스마트 소비시대를 맞이해 수많은 업계 마케팅 전략이 '체험'으로 바뀌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제품의 쓸모나 장점, 특징을 열거하던 기존의 마케팅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알아가게 하는 마케팅이 힘을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에 부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직접 찾는 더 나은 체험을 마케팅에 접목하기 위해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이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이 아닌 분야에 재미있는 요소들을 부여해 게임인 것처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소비자로 하여금 브랜드가 만들어 놓은 재미요소를 경험하고 자발적으로 체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브랜드와 소비자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돕는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게이미피케이션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단연 뷰티와 패션업계다. 두 분야 모두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하고 게임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이 주요 타겟층인 만큼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기에 제일 적합한 산업 분야이기 때문이다. 뷰티와 패션업계의 게이미피케이션 사례들을 소개해봤다. 

젊은 고객을 만나기 위한 뷰티업계의 변신

지난 3월 30일, 샤넬이 홍대에 개장한 팝업스토어 '코코 게임센터'는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된 형태의 매장이다. 이전에도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서 운영된 바 있는 코코 게임센터는 신제품 ‘루즈 코코 립 블러시’를 홍보하기 위한 이벤트 매장이다. 인형뽑기, 퍼즐게임, 슈팅게임, 레이싱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기를 배치해 오락실 느낌이 물씬 풍긴다. 루즈 코코 제품을 그대로 본떠 조이스틱을 만들었으며, 레이싱 핸들에는 샤넬 로고를 새기고, 샤넬 화장품 미니어처를 담은 투명한 공을 인형 뽑기 기계 안에 넣었다. 

샤넬이 굳이 오락실을 콘셉트로 팝업 매장을 연 것은 20대 초반의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평소 샤넬은 특유의 '명품' 이미지 때문에 연령대가 높은 고객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코스메틱' 열풍이 불며 20대 화장품 수요가 높아지면서 그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기로 결정한 것이다. 

캐나다의 코코 게임센터 (사진출처: The Glove and Mail)
▲ 캐나다의 코코 게임센터 (사진출처: The Glove and Mail)

오프라인이 뿐만 아니라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도 게이미피케이션 사례가 있다. 라네즈에서 자체 개발한 `뷰티 미러` 앱은 게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닮은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자신의 얼굴에 메이크업 제품을 적용해볼 수 있다. `미러링 기술`을 활용해 얼굴의 미세한 움직임과 빛의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세세한 변화를 모두 정교하게 반영해 실제 화장과 흡사한 결과를 낸다. 내 얼굴을 게임 속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적용 대상으로 시험해볼 수 있는 셈이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닮은 '라네즈 뷰티미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닮은 '라네즈 뷰티미러'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해 9월 오픈한 CJ 네트웍스 헬스앤뷰티 브랜드 '올리브영'의 강남 본점 플래그십 매장에도 라네즈와 비슷한 기술을 활용한 메이크업 셀프바가 마련되어 있다. ‘가상 메이크업 애플리케이션’이 장착된 거울은 립스틱부터 블러셔, 파운데이션 등 주요 색조화장품을 간접 경험해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본인의 피부 색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피부톤 측색기’, 피부의 상태를 상세히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 미러' 등의 시스템도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사례라 볼 수 있다. 

패션을 넘어 건강까지, 아웃도어의 일탈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뷰티와는 달리 '운동'이라는 보다 직접적인 체험 기제를 활용해 게임을 끌어온다. 지난해 3월 출시한 걷기와 여행이라는 코드에 인증과 경쟁을 적용한 플랫폼인 블랙야크의 '로드 마스터(Road Master)'와 '트래블 마스터(Travel Master)'가 그 예다. 각각 앱에 등록돼있는 코스의 특정 지점에 도착해 인증 사진을 올리면 스크랩북을 통해 기록을 남길 수 있다. 회원끼리 서로 인증하며 얼마나 완성했는지를 겨룰 수 있는 '랭킹'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인증 기록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거리마다 블랙야크 전국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린 포인트`를 지급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걷기와 여행을 게임과 융합한 블랙야크의 '로드 마스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걷기와 여행을 게임과 융합한 블랙야크의 '로드 마스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데상트의 스마트폰 앱인 '데상트 짐(DESCENTE GYM)'은 아예 레벨과 경험치의 개념을 차용했다. 트레이닝이라는 현실 활동에 게임의 주요 개념을 덧붙인 것. 앱 시작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트레이닝 레벨 테스트`를 통해 유저의 트레이닝 레벨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다. 그 후 레벨에 맞는 4주간의 트레이닝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식이다. 레벨 아래에는 사용자의 경험치를 나타내주는 '트레이닝 게이지'가 표시되어 있다. 인증 사진 공유를 통해 전문 트레이너들에게 피드백을 구할 수도 있다. 

나이키의 자사 앱 '나이키 런 클럽(Nike+Run Club)'은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스마트폰 앱이다. 이 앱은 사용자가 운동한 거리와 이에 걸린 시간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자신이 어떤 경로를 통해 이동했는지를 지도를 통해 표시해주기도 한다. 자신이 달린 거리에 따라 화면의 색깔이 바뀌게 되는데, 이 색깔이 곧 사용자의 '레벨'에 해당한다. 개인 최장 러닝 거리 돌파 등 도전과제를 달성할 때마다 '기록 배지'를 추가로 제공하기도 한다.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나이키 런 클럽'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이미피케이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언급되는 '나이키 런 클럽'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과 마케팅의 결합은 우연이 아니다

본능적으로 놀이를 추구하는 인간에게 게임은 분명히 그 자체로도 훌륭한 흥미 유발점이다. 게임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게임을 입힌 무언가를 출시하는 것은 게임이 그만큼 많은 참여자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보다 직접적인 경험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한다는 일거양득의 장점도 갖고 있다. 스마트폰과 SNS의 대중화 등을 통해 게임이 보다 사람들에게 가까워진 현재, 게이미피케이션은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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