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산업

게임문제 해결 가장 일선에 서는 게 'UI 디자이너'다

/ 1
UI는 게임과 플레이어를 이어주는 매개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UI는 게임과 플레이어를 이어주는 매개체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에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굉장히 중요하다. 게임과 플레이어를 이어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UI가 불편하면 자연히 접근성도 떨어지고, 게임의 상품 가치나 인기도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잘 만든 UI는 그 자체로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경험이 된다. UI는 그야말로 게임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열쇠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게임 업계에 종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UI 디자이너 지망생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UI 디자인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직무나 경험사례를 접하기는 쉽지 않다. 4월 24일 시작된 NDC 2018 현장에선 이와 관련된 실질적인 조언을 들을 수가 있었다. 네오플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재준 디자이너가 예비 디자이너에게 UI 디자인과 관련된 생생한 이야기를 전했다.

네오플의 안재준 디자이너가 예비 UI 디자이너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네오플 안재준 디자이너가 예비 UI 디자이너에게 생생한 정보를 전달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문제 해결 선두에서 활약하는 전문가

UI 디자인에 대해 알기 전에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알아보자. 게임은 기본적으로 전체 얼개를 구상하는 기획자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는 개발자, 그리고 게임을 시각적으로 구현해주는 디자이너가 모여서 제작된다. 물론 이 외에도 서비스나 마케팅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게임의 본질적인 부분은 이 셋이 주로 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이 실제로 제작되기 직전까지 이 셋은 부단히 의견을 나눈다. 무엇을 만들지, 어떻게 구현할지부터, 언제까지 개발을 끝낼지에 대한 내용부터 기초 UI나 각종 디자인의 초안, 구현 방법까지 깊이 있고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간다. 이 과정에서 UI 디자이너는 사용자와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UI 디자이너는 게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UI 디자이너는 게임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대해 합리적인 해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안 디자이너는 “UI 디자이너는 팀원들과 가장 가까운 UI 전문가다. 회의 중에 나온 아이디어를 유저들에게 전달하는 방법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리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프로젝트에 대한 폭넓고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제작하고 있는 게임과 본인이 가진 전문성을 근거로 해답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안 디자이너는 2017년에 진행됐던 ‘던전앤파이터’ 길드 UX 개선 사례를 소개했다. 개선 이전 ‘던전앤파이터’ 길드 콘텐츠는 UI가 직관적이지 못해 사용에 불편을 겪는 유저가 많았다. 길드원 목록이 노출되지 않고 길드원 채널을 바로 볼 수 없어 만나서 게임을 진행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안 디자이너는 핵심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 몰아넣고, 길드원 목록을 첫 화면으로 이동했다. 또한 길드원 채널과 위치를 볼 수 있는 창을 새롭게 디자인해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이렇게 게임에서 한 가지 문제가 도출되면 가장 일선에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 UI 디자이너다.  UI 디자이너는 유저에게 보다 더 즐겁고 재밌는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게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나서야 한다.

'던전앤파이터'의 길드 UX 수정 사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던전앤파이터' 길드 UX 수정 사례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개발자, 유저, 팀원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단순히 잘 그리고 이쁘기만 한 UI는 좋은 것이 아니다. 비주얼 퀄리티가 사용성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UI는 ‘실현 가능성’과 ‘유저’, ‘팀원’에 대한 이해가 함께 고려된 UI다. 특히 실제 게임상에 구현되기 좋은 UI를 디자인 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부분은 실제로 많은 디자이너 지망생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망생의 포트폴리오는 대부분 개발에 대한 고민이 결여돼 있는 경우가 많다. 유저들이 사용하기 편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게임에도 쉽게 적용되고 구현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지 구성과 표현에만 집중할수록 UI 컴포넌트로 제작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UI는 개발에 편리하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저를 최대한 이해해야 한다. 게임상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개발진은 해당 문제를 유저의 실수로 치부하기보단 시스템 측면에서 배려가 부족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르다. 게임은 서비스인 만큼 고객 만족도가 중요하다. 그 때문에 최대한 유저의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향을 고려해서 UI를 디자인 해야 한다. 

추가로 안 디자이너는 동료들과 가깝게 지내는 것에 대해서도 시사했다.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UI를 실제로 게임상에 구현해 주는 것은 개발자다. 개발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선 그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좋은 사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좋은 디자인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은 효과적인 팀웍이라는 것이다.

이에 안 디자이너는 ‘페르소나 5’ 사례를 소개했다. ‘페르소나 5’의 경우 감각적인 UI 디자인을 자랑하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한 게임이다. 이를 위해 ‘페르소나 5’ 수석 디자이너는 1000장이 넘는 UI를 수렴해서 개발자들과 코딩 작업까지 직접 실행해봤다. 이 과정에서 개발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없었다면 절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좋은 UI 디자인 사례인 '페르소나 5'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좋은 UI 디자인 사례인 '페르소나 5' (사진: 게임메카 촬영)

플레이어가 길을 잃지 않도록

UI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데 있어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기 위해선 이미지 나열보다 자세한 설명이 중요하다. UI 디자인에도 당위성이 필요하며 어떤 문제를 발견했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포트폴리오 속에서 여실히 드러나야 한다. ‘이 정도 수준의 이미지를 제작할 줄 안다’ 보다는 ‘편의나 사용성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포트폴리오의 목적과 개선 방향까지 제시한다면 더욱 완벽하다.

좋은 UI 디자인은 하루아침에 태어나지 않는다. 상기했던 내용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고려가 수반돼야 한다. 안 디자이너는 좋은 UI 디자이너에 대한 질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있어서 ‘이거 어떻게 해요?’라는 이야기가 나오면 실패한 디자이너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길을 잃지 않도록 올바른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답했다.

유저들이 길을 잃지 않게 UI 디자이너는 오늘도
▲ 유저들이 길을 잃지 않게 UI 디자이너는 오늘도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공유해 주세요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
만평동산
2018~2020
2015~2017
2011~2014
2006~2010
게임일정
2024
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