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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으로 활로 뚫는 한국 게임, 속속 성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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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컬은 전세계 최고 판매 제품 목록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출처: 스팀 상점 페이지)

PC 신작을 준비하는 국내 게임사에 있어 스팀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기존에도 북미, 유럽 등에 게임을 선보이는 창구로 활용해왔던 스팀은 2017년 말에 배틀그라운드가 큰 인기를 끌며 국내에서도 스팀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며, 게임사 규모를 막론하고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신작을 선보이는 경우가 늘었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스팀 진출이 단순한 도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19일에 스팀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출시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다.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고, 국내 인디 게임사 사우스포게임즈가 만든 이 게임은 출시 후 스팀 ‘전세계 최고 제품 TOP10’에 입성한 바 있으며, 이후에도 상위권을 오르내리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중견 게임사에 그치지 않는다. 엔젤게임즈가 스팀에 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프로젝트 랜타디’ 역시 국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으며, 네오위즈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 테일즈샵 썸썸 편의점, 팀 알피네의 크로노 아크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현재도 순위가 아주 높은 것은 아니지만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출시된 국내 게임이 스팀에서 치열한 순위 대결을 이어나가고 있다.

▲ 얼리 액세스 당시 국내 판매 순위 1위를 달성한 '프로젝트 랜타디' (사진제공: 엔젤게임즈)

더 좁아진 모바일 시장, 새로운 활로로 주목된 스팀

국내 게임 시장 중심은 모바일이다. 게임백서에서도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플랫폼은 모바일이며, 콘솔 시장은 크게 성장하긴 했으나 점유율은 3.7%(2018년 기준) 정도다. 콘솔 역시 도전해야 할 시장이긴 하지만 콘솔 게임 개발 경험을 가진 개발자도 많이 없고, 점유율로 봤을 때도 전력을 다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반면 PC 게임의 경우 점유율도 35.1%로 모바일 다음으로 많고, PC 기반 게임을 만들어본 제작진도 다수 있다.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콘솔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기종이다.

아울러 국내 모바일 시장은 신작이 뚫고 나갈 틈새가 더 좁아지고 있다. 특히 작년 연말에 출시된 리니지 형제가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구글 매출 상위권을 향한 중국 게임 공세가 거세지며 신작을 선보일 국내 게임사가 느끼는 장벽은 더 높아졌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더 큰 성장을 노린다면 모바일과 함께 이를 받쳐줄 다른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로 떠올랐고,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스팀은 PC 게임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는 유력한 창구로 떠올랐다.

실제로 앞서 이야기한 게임 외에도 이니게임즈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 시프트릭 ‘라오즈마’, 데베스프레소 ‘더 코마 2: 비셔스 시스터즈’ 등 국산 게임 다수가 스팀을 통해 출시 및 앞서 해보기에 돌입했다. 아울러 네오위즈가 유통을 맡는 국산 게임 ‘메탈유닛(개발사 젤리스노우스튜디오), 지난 20일에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한 맨티스코 ‘헌터스 아레나: 레전드’, 작년 12월에 4차 테스트를 진행한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의 ‘블랙서바이벌’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 스팀에 출시되는 국산 게임 다수는 모바일에서 대세로 떠오르는 MMORPG가 아니다. 현재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스컬은 캐릭터 머리를 교체해가며 싸우는 독특한 전투를 앞세운 로그라이크 게임이며, 프로젝트 랜타디는 스타크래프트 유즈맵 ‘랜덤 타워 디펜스’를 원작으로 한 디펜스 게임, 썸썸 편의점은 비주얼 노벨,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공포 게임이다. 모바일과 달리 특정 장르에 쏠림 없이 다방면으로 스팀 공략에 나서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 한국 무속신앙을 소재로 한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모바일보다 다양한 장르 시도할 수 있는 3가지 이유

그렇다면 스팀을 통해 모바일보다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스팀 자체가 한 곳에서 여러 나라를 커버할 수 있는 거대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작년 12월 기준 스팀 이용자가 사용하는 언어를 보면 한국어는 물론 영어, 중국어 간체, 러시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30여 종에 달하는 언어를 지원한다.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는 현지 퍼블리셔 없이도 광범위한 지역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을 갖췄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러 나라 유저가 스팀이라는 플랫폼 하나에 몰려 있기에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비중이 적은 장르도 스팀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기에 충분한 유저풀을 갖추기 용이하다. 같은 장르라도 국내에 한정해서 생각하면 상용화를 결정할 정도로 기반 유저가 적을 수 있으나 스팀에는 PC 게임 유저 자체도 많고, 국내에서는 선호도가 낮은 장르에도 충분한 기반 유저를 확보할 수 있기에 글로벌 진출을 바라보며 비주류 장르도 시도할 이유가 생긴다.

마지막은 스팀의 강점이라 평가되는 ‘태그’에 있다. 스팀의 태그는 일반적인 장르보다는 굉장히 자세하게 구분되어 있다. 액션, 어드벤처, 시뮬레이션 등 기존 장르는 물론 인디, 앞서 해보기, 웅장한 사운드 트랙, 코미디, 귀여움처럼 게임 특징을 담은 태그도 있다. 이러한 태그는 스팀 이용자가 원하는 게임을 찾는 창구이자, 게임 개발자 입장에서 스팀에 어떤 게임이 인기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척도로 쓴다. 또한 태그를 바탕으로 주류가 아닌 게임도 검색을 통해 이용자와 접점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 세분화된 태그는 게임 검색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앞서 이야기했듯이 국내 게임 시장 중심은 모바일이다. 다만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에서 기념비적인 성공을 거둔 이후 국내에서 비중이 적은 장르를 중심으로 스팀을 통해 활로를 개척하려는 국내 게임사의 시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도전을 바탕으로 스컬처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게임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끊임 없이 이어지며 배틀그라운드에 견줄만한 흥행을 거둔 국산 게임이 더 많이 등장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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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PC
장르
액션
제작사
사우스포 게임즈
게임소개
'스컬: 더 히어로 슬레이어'는 2D 로그라이트 액션 플랫포머 게임으로 마왕성 경비를 맡고있는 꼬마 스켈레톤 '리틀본'이 인간들에게 붙잡혀간 마왕을 구하기 위해 용사와 모험가 그리고 제국군에 홀로 맞서 싸우기 시...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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