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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고인 와저씨, AMD 라라랜드로 어둠땅 던전을 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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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어둠땅 공식 포스터

<출처:블리자드 홈페이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새 확장팩, 어둠땅이 열렸다. 확장팩이 열리는 그즈음, 늘 그랬듯 복귀 유저가 대거 유입되어 한동안 보지 못했던, 서버 접속 대기 시간까지 생길 정도로 명성을 다시 얻고 있다. 출시된 지 16년도 더 지난 이른바 와저씨(?)들의 게임인 어둠땅이 신작 출시를 다들 꺼리는 코로나 시국의 파도를 만나 일시적인 반짝 특수라는 평가도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게임을 그리워하는 유저들의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 제작사에서 공식 권장하는 PC 사양

<출처:블리자드 홈페이지 캡처>


어둠땅은 와우의 메인 스토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 새로운 그래픽으로 업그레이드된 확장팩이다. 그만큼 권장 PC 사양도 덩달아 올랐다. 제작사인 블리자드가 밝힌 공식 PC 권장 사양은 Intel 코어 i7-6700K 또는 AMD 라이젠 7 2700X 이상 CPU와 8GB 이상 메모리,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GTX1080 8GB급이나 AMD 라데온 RX 베가 64 8GB급 이상이다. 타 게임이나 기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권장 사양보다 훨씬 올라간 수준이다. 


▲ 라이젠+라데온 조합, 일명 '라라랜드'

<출처:AMD 홈페이지 캡처>


덕분에 주목받는 것은 이른바 라라랜드 조합이다. 라라랜드는 AMD 라이젠 CPU와 라데온 VGA 조합을 지칭하는 말이다. 지난 9월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시리즈는 이미 성능 테스트와 검증이 끝났기 때문에 새로 등장한 AMD 라데온 RX 6000시리즈의 성능에 유저들의 호기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 테스트 환경 스펙


이에 보급형 라인업인 AMD 라이젠 3300X CPU와 라데온 RX 5600 XT의 조합, 그리고 고급형 라인업인 AMD 라이젠 5600X CPU와 라데온 RX 6800의 조합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어둠땅'을 플레이해 성능을 체크해보려 한다. 아직 쐐기 고단 던전과 대규모 레이드가 공개되기 전이라 5인 던전 위주로 플레이해보았다. 




게임 내 그래픽 옵션은 두 조합 모두 최고 10단계로 설정했으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에서만 지원하는 광원 추적 그림자(Ray Tracing)만 제외하고는 모두 사용, 혹은 최고 옵션으로 올린 상태로 게임을 진행했다. 



라라랜드#저사양 : 3300X + RX 5600 XT


▲ 테스트에 동원한 ASUS TUF 3 Gaming 라데온 RX 5600 XT O6G EVO D6 6GB


우선 보급형 라인업이다. 15만 원대 AMD 라이젠 3세대 3300X와 30만 원대 중반 AMD 라데온 RX 5600 XT를 조합해 어둠땅 5인 던전 중 ‘죽음의 상흔’을 공략했다. '죽음의 상흔'은 최대 8개 구간으로 나뉘는데, 그 구간별로 최대 250배속으로 편집하였으며, MSI AfterBurner로 측정하였다. 




일단 FHD 해상도에서의 플레이 영상이다. 던전 진입과 동시에 GPU 사용률은 60~70% 후반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CPU 사용률은 실내 공간에 진입하는 구간부터 떨어져 마지막 네임드를 잡을 때까지 50% 중반에 그쳤고 메모리는 계속 2.9GB 사용량을 유지했다. 


더불어 적 하수인을 정리하는 첫 구간부터 2네임드 바로 직전까지는 80~90fps 대로 다소 주춤했지만, 그 이후엔 실내로 진입하면서 130fps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급형 그래픽카드로 '풀옵션'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꽤 쾌적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 1네임드 역병뼈닥이가 구사하는 '들썩이는 구토'로 바닥에 그래픽 효과가 연출된 모습

그래픽 풀옵션에서는 날아다니는 파리까지 보인다


더욱 주목할 사항은 FHD 환경에서는 네임드 몬스터들의 기술 시전 그래픽 효과가 커짐에도 fps를 80~100fps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GPU 사용률은 순간 80% 이상 올라가지만, 어느 정도 옵션 값을 타협하면 120Hz나 144Hz 게이밍 모니터에서 최적화된 어둠땅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각 던전마다 fps 값이 달라지겠지만, 필드 위주인 2네임드까지와 달리 실내로 진입하는 3, 4네임드 공략 구간에서는 평균 130fps 대까지 올라가는 모습은 기대를 넘어 든든할 정도였다. 




다음은 2,560x1,440 QHD 해상도로 높여 진행해 보았다. FHD 환경과는 달리 던전 초입부터 GPU 사용률이 80% 이상을 상회한다. 메모리는 FHD보다 약 23% 늘어난 3.7GB 정도 사용한다. 반면 CPU는 FHD 환경과 비슷한 30%대 사용률을 보여 해상도에 따른 CPU 부하는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당연한 결과지만, fps는 FHD 환경보다 조금 떨어지는 모습이다. 던전 초입엔 90~100fps 대를 기록하다가 다수의 하수인 처리 구간에서는 순간 80fps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GPU 사용률도 덩달아 90% 이상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네임드 공략 구간에서는  100fps을 유지하다가 광역 이펙트가 시전 되는 순간 80fps로 떨어지는 게 관찰되었다. 구간별 편차도 FHD 환경과 거의 동일했다. 입구에서 2네임드 공략 직전까지는 70~100fps를 기록하다가 후반부로 들어 130fps까지 올라갔다. 


▲ '죽음의 상흔' 구간별 평균 fps 변화 추이


‘죽음의 상흔’ 던전 구간별 평균 fps 값을 해상도로 구분해 정리했다. FHD와 QHD 환경의 fps는 크게는 9.5%에서 적게는 1.2% 차이를 보인다. 물론 플레이어의 시점이 원거리 텍스처가 보이는 곳에 향하는지, 네임드 공략 시간이 길어져 바닥에 뿌려지는 이펙트 횟수가 늘어난다든지의 변수로 fps의 변화 추이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FHD 환경에서는 최소 100.1fps에서 최대 139.9fps까지, QHD 환경에서는 최소 98.9fps에서 최대 130fps까지 기록된 것으로 보아, 3300X와 RX 5600 XT 라라랜드 조합은 어둠땅에서 합격점을 주고도 남겠다. 




번외로 '속죄의 전당' 던전에서의 성능도 측정했다. 영상에서 보이듯이 ‘죽음의 상흔’ 던전의 대부분은 지형이 움푹 들어간 분지 형태이기 때문에 원거리 지형 표현이 별로 없던 것과는 달리 산꼭대기 고원 형태의 ‘속죄의 전당’에서는 fps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되었다. 


FHD 해상도부터 GPU 사용률은 90%대를 기록했으며 메모리도 3.4GB 정도 사용되었다. CPU 사용률은 ‘죽음의 상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던전 초입부터 아슬아슬 90~100fps를 유지하다가 하수인 다수 처리 구간에서는 80fps 대까지 떨어지는 모습이다. ‘죽음의 상흔’보다 약 10fps 정도 떨어지는 모습이다. 




QHD 환경에서는 메모리나 CPU 사용률은 비슷한데 fps만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하수인 처리 구간과 네임드 공략 구간 모든 곳에서 60~70fps를 기록하였다가 순간 50fps 대까지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 '속죄의 전당' 초반부는 캡처 이미지와 같이 원거리 그래픽 구현 비율이 높다


아무래도 멀리 보이는 원거리 지형물과 네임드, 하수인이 내뿜는 바닥 이펙트 효과가 fps 저하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또한, 무너진 바위와 벽 위주의 '죽음의상흔' 던전의 환경에 비해 고딕 양식의 건물과 다양한 오브젝트로 가득한 '속죄의 전당'의 분위기가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5인 쐐기 던전을 주로 즐기는 일반 유저들에게는 QHD 풀옵션 환경에서 전혀 불편함 없이 플레이가 가능할 것 같다. 최근 각광받는 120Hz, 144Hz 게이밍 모니터를 사용한다면 더욱 가성비가 빛나는 라라랜드 조합이다. 



라라랜드#고사양 : 5600X + RX 6800


다음은 30만 원대 후반 AMD 라이젠 5600X와 약 7~80만 원대 AMD 라데온 RX 6800의 조합으로 어둠땅을 플레이해보았다. 같은 라라랜드라도 앞서 살펴본 조합이 약 45만 원인데 비해 이번 조합은 100만 원이 넘는다. 2배 넘는 가격차이만큼 성능도 잘 뽑아내는가가 관건이다. 같은 '죽음의 상흔' 과 '속죄의 전당' 5인 던전을 돌아보았다. 




예상대로 저사양 라라랜드 조합을 훨씬 뛰어넘는 성능으로 나타났다. 특히 GPU 사용률이 저사양 조합보다 더 낮은 모습이었는데, 순간 10% 이하까지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그만큼 그래픽 카드의 부하가 적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구간별로 최소 110fps, 최대 200fps 대를 넘어서는 모습도 보여 고급형 조합의 성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QHD 환경에서도 100fps 이하 구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발군의 성능이었다. 던전 초반 fps가 상대적으로 낮게 구현되는 필드 구간에서도 약 100fps 이상을 유지했다. 1네임드 공략 구간 같은 경우 시점을 벽 쪽으로 돌리느냐 원거리 배경 쪽으로 돌리느냐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났지만, 프레임 저하가 이루어지는지 알아차리지 못했을 정도로 부드러운 화면을 제공했다. 



재미있는 건 후반부로 갈수록 QHD 해상도에서의 성능이 FHD 해상도를 약간씩 상회한다는 것이다. 3네임드 스티치플래시부터 4네임 날토르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다. 플레이어의 시점과 공략 시간에 따른 '평균값의 불가사의'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숫자에 예민한 사람에겐 기현상으로 보일 터. 성능이 낮게 찍힌 건 아니니 그냥 넘어가도 좋을듯싶다. 






역시 덤으로 '속죄의 전당'도 공략했다. 실외 필드 구간인 초반에는 FHD에서 120~150fps, 실내로 진입하는 후반엔 200 이상 찍히는 구간도 있었다. 주로 시점을 아래로 내려봤을 때 fps가 급상승했었다. 그만큼 원거리 그래픽 표현이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정된다. QHD에서는 FHD보다 살짝 낮은 결과다. 초반에는 100fp까지 떨어지는 구간이 보이며, 순간 150을 넘기기도 했지만, 대략 120~130fps 정도로 측정된다. 실내로 진입하면 fps는 급상승하여 순간 210fps를 찍기도 했다. 더 이상 올릴 옵션이 없는 어둠땅에선 RX 6800이 뛰어넘을 벽은 없어 보인다. 



라라랜드가 더 주목받는 날이 올 때까지..


▲ 어둠땅의 최종 보스는 간수? 실바나스?

<출처:블리자드 홈페이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계속 플레이해온 와저씨의 입장에서 특정 던전을 반복적으로 공략, 캡처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파티원들의 구성, 공략 방법, 소요 시간, 그리고 어느 루트를 타고 가는지에 따라 한 던전의 fps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게다가 맘먹고 테스트하려 해도 언제 대기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번 라라랜드 2개 조합 테스트의 가능 큰 장벽이었다. 


그러나 RX 5600 XT나 RX 6800은 기대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었다. 특히 30만 원대 RX 5600 XT이 구간을 막론하고 100fps를 훌쩍 넘기는 모습이 여러 번 있었고, CPU 사용률은 오히려 30% 이하였으니, 어둠땅으로 복귀하기 위해 1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PC는 구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다만, 이제 서른 중반이나 마흔을 넘긴 와저씨들에겐 오십견이나 손목 통증을 완화시켜줄 편안한 게이밍 기어, 혹은 침침해진 눈으로 왕년 그 컨트롤을 보여주기 위한 120~144Hz 넓은 모니터가 더 시급하겠다. 


엔비디아의 RTX 3070과 3060의 등장으로 그래픽 카드 전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라이젠 CPU에게 힘을 얻고 가성비라는 장점을 더 보태서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라데온 그래픽 카드의 이후 성적이 정말 궁금하다. 이번에 플레이한 어둠땅뿐만 아니라 2020년 12월 말부터 쏟아져 나올 대작 게임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구매 직전의 소비자들은 더욱 행복한 두통을 앓을 것 같다. 그래도 와저씨는 어둠땅으로 다시 떠난다. 록타르 오가르! 



글, 사진 / 정도일 doil@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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