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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랑고 서비스 종료가 '뜨거운 안녕'이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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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듀랑고는 유저와 뜨거운 안녕을 하며 작별했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제작 기간 5년이 소요된 야생의 땅: 듀랑고는 2년여 만에 서비스 종료를 발표했다. 보통 서비스 종료라 하면 간단한 인사말에 유료 아이템 구매 불가, 환불 범위 및 기간 등을 알리는 딱딱한 공지가 먼저 떠오른다. 다만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달랐다. 모바일게임 중 이례적으로 엔딩을 공개했고, 별도 심의를 진행하면서까지 종료 후에도 섬 꾸미기를 즐길 수 있는 창작섬을 남겼다.

회사 입장에서 게임을 닫기로 한 시점에서 인력과 비용을 들여 ‘뜨거운 안녕’을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넥슨 신규개발본부 오현근 HP 기획 담당은 NDC 2021에서 진행된 ‘야생의 땅: 듀랑고, 그 마지막 이야기’ 강연을 통해 “엔딩에서도 유저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운영, 사업팀 분들의 힘이 필요했고, 마지막에 제공할 콘텐츠 완성도를 위해서는 QA 분들의 지원을 놓을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듀랑고가 보여준 서비스 종료는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손꼽혔고, 유저들에게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많은 것을 남겼다. 기존 유저 마음에 종료 후에도 ‘팬심’을 남겨두는 것은 향후에 신작을 선보일 때 잠재 이용자 확보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 야생의 땅: 듀랑고, 그 마지막 이야기 강연 (영상출처: NDC 공식 유튜브 채널)

2019년 9월과 10월, 듀랑고가 우아한 종료를 준비하는 과정

그렇다면 듀랑고 개발팀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엔딩과 그 이후를 준비했을까? 개발팀에 서비스 종료 사실이 공지된 시점은 2019년 9월이었고, 당시 남은 업데이트 횟수는 총 4번이었다. 당시에 대해 오현근 담당은 “내부 홀에서 개발팀이 모여서 이슈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져왔고, 2019년 가을쯤에도 어김 없이 이 장소에 모이게 됐다. 모인 자리에서 듀랑고 서비스 종료를 전달받았고, 이은석 님을 통해 ‘듀랑고의 우아한 종료’라는 새로운 비전을 공유 받았다”라고 밝혔다.

▲ 이은석 총괄이 제시한 비전은 '듀랑고의 우아한 종료'였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그렇게 큰 방향은 ‘서비스 종료’에서 ‘엔딩’으로 바뀌었다. 서비스 종료 시점은 2019년 12월 18일, 제작진에게 주어진 시간은 총 4개월이었다. 이에 개발팀은 엔딩 프로젝트 ‘듀랑고 선셋’ 준비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그간 했던 일을 정리하고, 유관부서와 함께 미팅을 진행하며 엔딩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이 때 유관부서와 집중적으로 논의한 부분은 스토어에서 듀랑고를 내리는 시점이었다. 오 담당은 “서비스 종료 공지 시점에 스토어에서 내리는 것이 기본 정책이었는데, 개발팀에서는 마지막까지 엔딩을 제공해야 했기에 스토어에서 지속적으로 다운로드가 가능해야 했다. 그래서 최대한 마지막까지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다가 최종적으로 듀랑고 서버가 내려가는 시점에 같이 스토어에서 내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 스토어에서 앱을 내리는 시점을 논의하게 된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이러한 유관부서와의 논의를 이어가며 개발팀은 무엇을 ‘엔딩’으로 제공할 것인가를 추려내는 과정을 거쳤다. 우선 9월에는 당시 준비하고 있던 콘텐츠를 선보이고, 10월에는 서비스 종료 공지를 내보낸 후 엔딩 업데이트를 준비했다. 오담당은 “개발팀은 엔딩을 통해 듀랑고가 더 오랫동안 기억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이야기를 확실히 마무리짓고, 지금까지 했던 듀랑고가 머릿속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남길 수 있는 무언가를 제공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네 가지다. 유저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것, 개발팀이 전하고 싶은 것, 유저들이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플레이 부담을 완화하는 것, 유저들이 다른 사람과 무언가를 공유하는 기능이다. 오 담당은 “규모가 큰 이슈는 보수적으로 접근해 품질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면서, 플레이 완화는 개발팀 여력이 되는 한 최대한 많이 제공하자고 결정됐다”라고 전했다.

▲ 콘텐츠는 이렇게 4가지 방향으로 정리됐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11월과 12월, 엔딩을 즐기는 방법과 작별 후에도 남는 것

이처럼 콘텐츠 논의와 제작에 기간이 소요되며 개발팀이 활용할 수 있는 업데이트 횟수는 11월과 12월, 단 두 번으로 압축됐다. 이에 개발진은 두 번 안에 유저들이 게임에 준비된 콘텐츠를 모두 소화할 수 있게 제공하면서, 마지막 이야기를 전하고, 종료 후에도 듀랑고를 유저에게 남겨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실제 업데이트는 11월과 12월에 진행됐고, 개발팀은 목표로 한 부분을 모두 유저에게 전달했다. 우선 11월에는 플레이 타임을 줄이는 개선작업과 그간 유저가 쌓아 올린 캐릭터를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배틀로얄 PvP 난투섬, 악보를 만들어 다른 유저와 합주하며 마지막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악기연주 등이 도입됐다. 핵심은 유저들이 그간 쌓아온 콘텐츠를 최대한 사용하면서, 남은 부분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먼저 플레이 효율 높이기에 대해 오현근 담당은 “듀랑고를 즐기는 유저 플레이 시간을 토대로 시간대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늘리고, 플레이 가능한 영역을 넓혔다. 잠깐이라도 복귀한 유저가 쉽게 접근하도록 도우면서, 엔딩 퀘스트를 플레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수치를 조정한 기준은 듀랑고를 게임으로서 유지시키면서도 유저가 목표 지점에 빠르게 도달하도록 속도를 높이는 것이었다.

▲ 준비된 콘텐츠를 유저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이어서 난투섬에 대해 오 담당은 “난투섬은 듀랑고가 붕괴되어가는 흐름에서 붕괴를 조장하는 집단이 등장하고, 플레이어 서로가 집단의 스파이로 의심되며 전투가 시작되는 이야기다”라며 “난투섬 추가를 결정한 이유는 마지막 분위기에 맞는 콘텐츠이며, 협동을 강조해온 듀랑고와 대비되는 개인 PvP이고, 맵 자체가 여러 섬이 존재하는 구조라 배틀로얄에 적합했기 때문이다”라며 “아울러 유저들이 그간 쌓아올린 캐릭터를 확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악기연주는 본래는 솔로 콘텐츠로 기획됐으나 점점 완성도가 높아지며 합주까지 구현된 사례다. 오 담당은 “서비스 전에 공개했던 영상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구현 이력에 남아 있어 개발팀에서 이를 언급하며 넣을 수 있었다”라며 “논의 당시에는 독주만 진행하기로 했는데 악보 공유, 미디 파일 불러오기 등이 추가되며 혼자 연주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에 도달했다. 결국 초기 목표를 넘어 합주까지 이어진다”라고 전했다.


▲ 난투섬(상)과 악기연주(하)는 경쟁과 협동이라는 상반된 테마를 가지기도 했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이와 함께 엔딩 시작을 알리는 초반 퀘스트(2개 챕터)와 개발팀이 전하고 싶은 게임 내 이야기를 담은 서브 퀘스트를 전하고, 유저들에게 게임 곳곳에서 ‘엔딩 분위기’를 전달했다. 게임을 켰을 때 첫 화면을 새벽에서 황혼으로 바꾸고, 유저들이 화면과 항해 지도에 불안정한 모습을 넣었다. 이는 ‘듀랑고 선셋’이라는 프로젝트 이름처럼 듀랑고 세계가 붕괴한다는 분위기를 유저들이 플레이를 하면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첫 화면을 새벽에서 황혼으로 바뀌며 듀랑고가 저물어간다는 분위기를 전달했다 (사진출처: NDC 강연 갈무리)

이어지는 12월 업데이트 포인트는 지금까지의 듀랑고를 남겨주는 것과 종료 후에도 듀랑고를 남겨주는 것이었다. 대망의 ‘엔딩(6개 챕터)’과 그간 유저들이 꾸며온 본인의 개인섬 전체 모습을 사진 한 장으로 남겨둘 수 있는 항공뷰, 서비스 종료 후에도 오프라인으로 섬을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창작섬 등이다. 꾸미는 재미를 더해줄 ‘복층집’도 빠질 수 없는 중요 요소였다.

오 담당은 “엔딩은 퀘스트 형태로 이야기를 전달하되 하루 평균 플레이 타임을 고려해 1주 안에 클리어 가능한 범위로 잡았다. 듀랑고 이야기는 K라는 인물로부터 구조를 받으며 시작되는데, 엔딩에서는 이 K를 만나서 붕괴 원인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게임 엔딩은 공식 유튜브에도 영상으로 올라왔는데 이에 대해 오 담당은 “듀랑고를 한 번쯤 했던 유저를 포함해 최대한 많은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영상으로 마무리했다”라고 설명했다.

▲ 듀랑고 엔딩 영상 (영상출처: 듀랑고 공식 유튜브 채널)

이어서 항공뷰에 대해서는 “기존에는 개인섬 크기가 크기 때문에 이미지 한 장에 담을 방법이 없어서 플레이어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이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다른 유저에게 공유했다. 섬 전체를 쉽게 찍을 수 있는 기능은 개발팀에서도 추가를 원하는 기능이었으나 개발 이슈로 후반까지 검토가 필요했고, 다행히 포함되었다”라며 “이와 함께 서비스 종료 후에도 오프라인으로 앱을 실행해 개인섬에 방문할 수 있는 ‘개인섬 저장하기’도 추가했다. 최대한 동일한 모습으로 남겨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 듀랑고 창작섬 소개 영상 (영상출처: 듀랑고 공식 유튜브 채널)

통상보다 많은 공수가 들어간 듀랑고의 서비스 종료는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을까? 이에 대해 오 담당은 “서비스 종료 공지 후에는 유저 이탈 낙폭이 큰데 듀랑고의 경우 종료 공지 후 기존 유저 60% 이상이 남았고, 마지막에는 유저 수가 약간 상승하기도 했다. 공지 전에 매일 방문하는 유저가 적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께 엔딩을 전달해드릴 수 있었다”라며 “아울러 엔딩 퀘스트 달성률도 만족스러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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