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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 표절에 북미 개발자들도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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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발생하는 게임 표절과 도용 문제에 북미 개발자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도용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중국 시장의 상황을 분석하고, 몸살을 겪었던 작품들의 예를 공유해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세계 최대 규모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 2016’이 열렸다. 주로 가상현실과 같은 최신 개발 트렌드를 다룬 강연이 컨퍼런스를 채웠지만 '게임 저작권 침해' 등 게임산업의 최근 관심사를 다룬 강연도 있었다. SEWORKS 마리 민(Mary Min) 매니저가 연사로 선 강연 ‘중국에서 당신의 게임이 도용당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What to do When your game’s being pirated in China)’가 바로 그런 강연이다.


▲ SEWORKS 마리 민 매니저

게임 표절과 도용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급격히 빈도가 높아진 문제다. PC와 콘솔, 온라인게임 시절에도 발생하던 일이었으나, 소규모 소자본 회사들이 늘어나고, 많은 수의 게임이 출시되다 보니 ‘히트작’을 모사한 아류작들이 판을 치는 것이다. 원작자가 수많은 아류작에 대해 일일이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 보니 도용과 표절은 더 기승을 부린다.

큰 기업들이 선택한 방법은 ‘무시’다. 아류작이 출시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져, 최근에는 1주에서 3주 사이에 원작을 똑 닮은 게임이 등장하는데 하나하나 대응하기보다 마케팅에 더 힘을 쏟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슈퍼셀이 지난 2월 말 론칭한 ‘클래시 로얄’의 게임 방식과 구성, UI를 그대로 배껴온 ‘전민 삼국대전'은 원작이 정식 론칭된 지 2주 만에 중국에서 공개됐다. 마리 민 매니저는 “중국 내 소문으로는 이 게임을 개발한 회사는 약 160만 달러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퍼블리셔는 ‘전민 삼국대전’이 현지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한 달 평균 41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고 설명했다. 즉, 슈퍼셀이 ‘클래시 로얄’을 중국에 출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잠재 수익을, ‘전민 삼국대전'이 가져갈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마리 민 매니저는 “슈퍼셀처럼 엄청난 매출을 내는 회사들은 굳이 아류작에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연간 매출에 비해 아주 작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소 개발사들에게는 아주 심각한 문제다. ‘전민 삼국대전’ 사례는 추정치지만, 절대 적지 않은 수치다. 또 전 세계 출시가 트렌드인 상황에서, 큰 시장 하나를 잃게 되는 것”이라며 “도의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대수익이 감소한다는 면에서 심각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현 상황에서는 작은 기업이 도용과 표절 문제를 깨끗이 해결할 만한 묘책은 없다. 이러한 문제가 자주 일어나는 시장이 중국인데, 안드로이드 마켓이 너무 많아 관리가 안 될뿐더러, 최근 정부에서 인터넷법을 개정해 현지 기업을 통하지 않고서는 게임을 출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법적으로도 특별히 아류작을 제재할 만한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이대로 지켜봐야만 하는 걸까. 마리 민 매니저는 “지금은 게임 자체 보안성을 높이고, 현지 오픈마켓이나 퍼블리셔를 만나 관계를 쌓고 게임을 출시하는 게 유일한 예방 방안이다”라며 "그리고 게임을 개발할 때,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는 어드민 계정을 코딩에 포함하면 안된다. 소스코드를 복제해가는 경우는 원작의 데이터까지 다 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처음부터 전 세계 시장에 출시해 유저를 선점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최근 글로벌 동시 출시가 모바일게임 서비스 트렌드로 기울고 있으니, 준비 시간이 더 걸리는 김에 보안성도 다시 검증하라는 이야기다. 아류작들은 대부분 원작이 나오지 않은 변두리 시장을 노리기 때문에, 글로벌 동시 출시만으로도 가능성을 조금 낮출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더불어 ‘탭 타이탄스’ 방식의 해결 방안도 있다. ‘탭 타이탄스’는 북미에서 인기를 끌었던 클리커 게임으로,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중국에 정식으로 출시됐는데도 버젓이 아류작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당시 ‘탭 타이탄스’ 퍼블리싱을 담당했던 업체가 마켓 사업자에 아류작을 신고해 유사한 작품이 모두 삭제된 바 있다. 마리 민 매니저는 “어차피 중국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면 마켓 담당자와 어느 정도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퍼블리셔를 선택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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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새롬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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