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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스토킹 - 신비한 인술, 재빠른 몸놀림. 그 이름은 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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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忍者)’는 한국과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의 대표적인 캐릭터다. 이마와 입을 가리는 두건 등을 쓰고,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하늘과 땅을 뛰어다니며 ‘인술’이라고 부르는 신비로운 기술을 자유롭게 다룬다. 전투시에는 닌자검으로 접근전을 펼치고 수리검을 이용한 원거리 공격으로 상대를 견제하며, 위급한 상황에선 연막탄을 사용하여 모습을 감추는 신출귀몰한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 이 밖에 모 게임에서는 몰래 주X위를 굴린 후 아이템을 먹고 사라지는 존재이기도 하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닌자. 그들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실제 역사 속에서는 어떠한 역할을 했을까? 게임메카는 닌자에 대한 일본 역사에서 나타난 닌자의 모습과 동시에 게임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일본 역사 속 닌자

각종 매체에서 볼 수 있었던 ‘닌자’는 ‘닌자도(忍者刀)’를 휘두르고 화려한 인술(忍術)을 사용하며, 각종 독특한 도구를 사용하여 적을 제압하고 원하는 목적을 달성한 뒤 유유히 사라지는 캐릭터다. 그러나 일본 역사 속에서 나타난 닌자의 모습은 그렇게 환상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 이, 이런 느낌이었나?

‘닌자(忍者)’를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참는 자”다. 다른 말로 ‘시노비(忍)’ 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참는 자? 뜬구름 잡는 소리 같지만 사실 닌자는 매체에서 그려진 과장된 모습과는 달리 적진에 은밀히 침투해서 정보를 캐오는 ‘밀정(스파이)’과 같은 존재였다.

과거 간첩(間諜)을 이용한 첩보, 모략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곳은 고대 중국이었다. 병학(兵學)의 기초조건으로서 밀정의 존재가 부각되고 전략가들에 의해 탐구되기 시작한 시기는 ‘춘추전국시대(기원전500~300年)’였다. ‘병법의 대가’이자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는 ‘밀정’을 병법 활용의 기초조건이자 필수요건으로 내세우며 중요시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는 언제부터 ‘닌자’가 등장했을까? 가장 최초로 ‘닌자’를 활용한 사람은 ‘아스카 시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쇼토쿠 태자’라고 한다. ‘쇼토쿠 태자’는 ‘시노비’라 불리는 밀정을 이용하여 조정의 움직임을 파악하였고, 그 결과 다양한 정책을 ‘쇼토쿠 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나오는 닌자 집단이 실제로 존재했을까? 기록 상에는 여러 유파가 존재 하지만 가장 많이 등장하고 기록이 있는 두 개의 유파를 간단히 알아 보도록 하자.

이가(伊賀)

‘이가’의 유파는 통틀어 ‘이가류파’라고 불렸으며, ‘핫토리’, ‘우치카와’, ‘타키’, ‘사와’ 등 주요 유파 9가지 이외에 각기 성격이 다른 여러 유파들로 구성됐다. 그 중에서 가장 알려진 유파는 ‘한조’라는 전설적인 닌자로 유명한 ‘핫토리’ 일족이다. ‘오와리’(현재 일본의 ‘아이치현’의 서북부 ‘나고야’ 지방)와 ‘미카와’(현재 일본의 ‘아이치현’의 동부), 그리고 과거 일본의 수도였던 ‘쿄토’의 중간지점에 근거지를 두었는데 이 지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이었다. ‘이가닌자’는 용병처럼 ‘계약’에 의한 주종관계를 맺고 움직였으며, ‘산닌산가(上忍三家)’라 불리는 ‘핫토리(服部)’, ‘모모치(百地)’, ‘후지바야시(藤林)’의 세 일족이 통솔했다. ‘이가닌자’에 있어 법도는 절대적이었으며, 닌자의 직위를 포기하거나 마을에서 탈출하는 자를 엄격히 다뤘다고 한다.

▲ 이가의 과거 위치라지만, 관광명소 소개로는 부족한 면이 보인다.

코우가(甲賀)

‘코우가’는 본래 ‘슈고다이묘(守護大名)’인 ‘롯카쿠(六角)’씨의 사무라이에서 발전한 유파다. 유파 탄생 배경 때문인지 ‘이가’에 비해 당주(유파의 우두머리)에 대한 충성심이 두터웠다고 한다. 마을의 운영도 이가와는 다르게 다수결의 원칙을 기본으로 한 회의를 열었다. ‘코우가’는 ‘오우미’(현재 일본의 ‘시가현’) 남부의 요지에 있었으며, ‘쿄토’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이가(伊賀)’와 ‘코우가(甲賀)’는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었다). 일본 전국시대는 왕래하는 사람에 대해 사람들의 경계심이 강했기 때문에, ‘코우가 닌자’는 주로 약을 파는 상인으로 변장하였다. 당시 제약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에 약을 파는 상인은 주민들의 경계심을 낮출 수 있었고, 밀정 역할을 하기에 적합했다.

▲ 사진은 코우가 닌자 박물관

일본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정말로 이가와 코우가는 사이가 좋지 않았을까?

일반적으로 ‘이가’와 ‘코우가’의 대립을 다루면 ‘이가 닌자’는 ‘정의의 사도’, ‘코우가 닌자’는 ‘악의 축’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실제 ‘이가’와 ‘코우가’는 임무 달성을 위해 서로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물론 근거지가 인접해 있고 다른 생활형태 때문에 마찰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두 집단을 흑백으로 나누는 것은 억지라고 할 수 있다.

‘핫토리 한조’는 어떤 인물?

‘핫토리 한조’라는 이름은 한 사람을 지칭하는 이름이 아니다. ‘이가’의 ‘핫토리(服部)’가 당주가 대대로 물려받는 이름이며, 가장 널리 알려진 한조는 ‘도쿠가와 십육장(十六將)’의 한 사람이었던 ‘핫토리한조 마사나리’다. ‘마사나리’는 ‘혼노지의 변’(‘오다 노부나가’의 부하였던 ‘아케치 미츠히데’가 반기를 든 사건) 때 ‘도쿠가와 이에아스’를 무사히 ‘미카와’까지 호위하여 큰 공적을 올렸으며, 그 외에 크고 작은 여러가지 실적을 올려서 가장 많이 알려졌다. 특히 닌자의 대표적인 무기인 ‘닌자도’와 ‘슈리켄’이 아닌 창을 잘 사용했다고 한다.

▲ ‘핫토리 한조’와 ‘이가 닌자’의 의상

닌자를 동경했던 그 꿈이 무너지려 하는가? 환상적인 인술과 같은 정보를 원한 사람이 있었다면 필자는 미안할 따름이다. 인간인 이상 과학의 벽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액션 게임에서의 닌자

역사에서는 조연 인물로서 크게 부각되지 못한 캐릭터지만 게임 속에서의 ‘닌자’는 주역 캐릭터가 되어 많은 활약을 보여 주고 있다. 게임 속에서 닌자의 모습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자.

시노비 (1987) - 세가

▲ 닌자 게임 중 가장 알려진 게임. 필자는 세가 마크3(국내명 ‘삼성 겜보이’)로 즐겼었다.

닌자 하면 ‘시노비’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인술로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거나 공격할 수 있고, 보너스 스테이지도 존재해서 부수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기본적인 공격은 ‘슈리켄’ 던지기이며 근접한 적에게는 ‘닌자도’를 사용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총도 사용할 수 있다. ‘시노비’는 매우 진지한 모습의 닌자를 연출했으며, 일본이 내세우는 닌자의 특성을 잘 나타낸 게임이기도 하다. 여담이지만 실수로라도 죽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시스템 때문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 많았다.

닌자 키즈 (1990) - 타이토

▲ 필자는 이 게임 때문에 오락실에서 몇 시간동안 앉아있다가 집에 끌려가고는 했다.

출시 당시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했으며 캐릭터 4명은 각각 고유의 필살기를 사용해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상하좌우로 이동할 수 있었기에 매니아 층에게 인기가 많았던 작품이다. 이 게임이 등장한 이후부터 간단한 커맨드 입력을 통한 기술 사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의 게임에서 보여준 닌자 캐릭터가 진지한 아저씨같은 느낌이었다면, 이 게임은 제목같이 어린 닌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밝은 이미지를 연출했다.

쉐도우 포스 ~ 변신닌자 ~ (1993) - 테크노스

▲ 필자의 초등학교 시절 ‘맞아가면서’ 했던 게임

‘쉐도우 포스 - 변신닌자’ 에서 닌자는 ‘닌자도’나 ‘슈리켄’을 사용하는 것 외에 적의 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적의 몸으로 침입 -> 적과 같은 기술을 사용’의 패턴이 가능했다. 적을 조종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던 게임.

스트라이더2 (1999) - 캡콤

▲ 닌자라면 벽에 붙는 것은 기본이다.

3D맵을 게임에 적용, 벽을 이용해서 이동하고 공격하는 시스템으로 움직임 자체가 넓어지고 액션이 다양해졌다(덕분에 보스전에서 많이 어지럽다). 슬라이딩 어택 등 화려한 공격이 추가되었으며, 일반적인 닌자 복장인 검은색 복장이 아니라 화려한 복장의 닌자 주인공을 내세워서 눈길을 끌었다.

시노비 (2002) - 세가

▲ 머플러가 멋지지 않은가?

오랜 시간을 지나 ‘PS2’로 돌아온 ‘시노비’, 필자는 게임 프로모션 동영상을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다. 그리고 게임이 출시되었을 때 구입하여 엄청난 속도로 플레이를 했지만 3일만에 그만두고 팔아버린 암울한 기억이 있다. 멋진 복장과 시노비의 트레이드 마크 붉은 머플러. 스텔스 이동으로 적을 베며 ‘살진’을 펼치고 화려한 공격모션을 선보이는 등 무엇 하나 빠지지 않은 닌자 게임이지만 너무 어려웠다. 몰래 모습을 숨기고 적에게 다가가 단번에 숨통을 끊는 ‘천추’ 같은 게임방식이 아닌, 종횡무진 캐릭터를 움직여 적을 무력으로 제압하는 게임방식이었기에 더욱 어려웠다. 그래픽의 발전과 더불어 속도감이나 스타일리쉬를 중시한 대신 기존 닌자의 대표적인 액션인 잠행액션을 기대했던 플레이어에게는 실망을 안겨준 게임이다.

닌자 가이덴 블랙 (2005) - 테크모

▲ 그런데, 님 진짜 ‘닌자’ 맞나요?

‘닌자 가이덴’의 주인공인 ‘하야부사 류’는‘데드 오어 얼라이브(이하 DOA)’의 '하야부사 류'와 동일인물이며, 먼저 소개한 ‘시노비’와는 복장부터 다르다(멋지게 휘날리는 머플러가 없다). 류는 다양한 무기를 다루며, 장착한 무기에 따라 기술도 바뀐다.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눈을 제외한 얼굴부분을 가리는 모습 등 일반적인 닌자의 기본 설정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그러나 화려한 액션이 너무 부각되서, ‘닌자’보다는 ‘초인’같은 느낌을 받았다. 또한 ‘시노비’처럼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해서 즐기는데 애로사항이 꽃폈던 게임이기도 하다.

닌자 가이덴2 (2008) - 테크모

▲ 류의 모습은 별로 변하지 않았습니다.

극악 난이도를 자랑하는 ‘류 하야부사’의 두번째 이야기. 전작이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전작과 비교해서 큰 변화가 없다. 특별할 것도 없는 ‘닌자 캐릭터 코스츔을 입은 초인의 피 튀기는 싸움2’다.

▲ 이전의 류를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 나오긴 한다.

액션 게임에서 닌자의 액션은 게임기기와 그래픽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화려해졌다. 그러나 화려함으로 인해 닌자 고유의 특징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앞으로 나오는 닌자 게임에서는 닌자만의 특징을 갖춘 게임이 나왔으면 한다.

대전 격투 게임 속의 닌자

▲ 아랑전설 시리즈의 캐릭터지만 필자는 KOF에서 더 많이 보았다.

○ 아랑전설2, 아랑전설3, 리얼바우트 아랑전설 스페셜, 리얼바우트 아랑전설2(1992, 1995, 1996, 1999) - SNK

‘아랑전설’ 그리고 ‘KOF 여성팀’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시라누이 마이’다. ‘시라누이류 고무술’을 사용하는 그녀는 매번 화려한 등장과 아슬아슬한 복장으로 게이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다. 기본 기술은 부채던지기, 그리고 옷을 이용한 화염공격이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바스트 프레임(게임 내 가슴을 움직이게 하는데 들어간 애니메이션)을 눈 여겨 봐야 한다. 매 게임마다 프레임이 늘고 있는 것 아닌가? 하여튼 복장은 처음과 변하지 않지만, 은근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아슬아슬한 쿠노이치 복장과 매력적인 설정이 지속적인 인기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참고로 그녀의 부채는 가슴에서 무한대로 나온다.

월드히어로즈 (1992) - ADK

▲ 색만 다르다.

‘월드히어로즈’는 프랑스의 ‘잔다르크’, 몽고의 ‘징기스칸’ 같은 전 세계의 위인을 격투 캐릭터로 설정해서 관심을 끌었다. 이 중에서 일본 캐릭터로 닌자 ‘후마’와 ‘한조’를 내세웠다. 두 캐릭터는 캐릭터의 모습 이외에는 캡콤의 ‘스트리트파이터2’의 류와 켄처럼 기술이 대부분 같았다. 또한 슈리켄 모양의 원거리 공격을 제외하고는 닌자만의 특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무라이 스피릿츠 (1993) - SNK

▲ 외국인 닌자라는 점과 동물의 도입은 새로운 시도였다.

SNK의 칼부림 게임 ‘사무라이 스피릿츠’. 필자는 개인적으로 닌자인 ‘갈포드’나 ‘한조’엔 관심이 없었고, SNK 공식 여신 캐릭터인 ‘나코루루’만을 플레이 했었던 게임이다. 두 닌자 캐릭터는 월드 히어로즈의 후마와 한조처럼 비슷한 캐릭터였으나, 각각 다른 특징을 첨가해서 차별화를 꾀했다. 외국인 닌자 ‘갈포드’는 전기공격과 닌자견과 함께 하는 독특한 전투 방식을 선보였고 ‘한조’는 화염공격을 사용했다. 두 캐릭터 모두 게임 내에서 분신술을 사용했으나 뻔히 보여서 앉아 강 베기기술의 제물이 되었던 슬픈 기억이 있다.

더블 드래곤 (1995) - 테크노스

▲ 많이 멋있었던 ‘아몬’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었던 ‘더블 드래곤’을 액션게임으로 바꿔서 출시한 게임으로 캐릭터간의 밸런스가 잘 맞아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CPU전의 난이도가 극악해서 엔딩을 본 사람이 적었던 게임이기도 하다. 캐릭터 중에서 닌자 ‘아몬’은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공중에서 슈리켄을 날리거나, 잔상을 남기는 팔꿈치 치기 등 닌자 특유의 액션으로 인기를 끌었다. ‘아몬’의 필살기는 자신의 주위에 전기장을 치는 기술인데, 폭약이 아닌 전기의 힘을 다루는 닌자의 등장이 신선했다.

Dead Or Alive (1996 ~ 2005) - 테크모

▲ 수많은 남자들의 혼을 뺏어간 바로 그 게임

‘DOA’ 그대는 아는가? 이 게임에서는 다른 격투게임과는 다른 버튼이 있는데 이 버튼을 누르면 야한 기술이 나간다… 였으면 좋겠지만 그런 거 없고 ‘홀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 이 홀드 덕분에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다… 라고 DOA를 설명하고 싶지만 이 게임은 장르인 ‘격투’보다 ‘캐릭터’에 눈이 가는 게임이다. DOA의 여주인공인 ‘카스미’ 를 간단히 짚어보면, 직업은 ‘쿠노이치’에 취미는 점치기다. 그녀의 코스츔과 그 움직임을 보면 노골적인 제작사의 상술이 돋보이며, 남자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여성 캐릭터의 설정과 디자인, 게임 내 묘사 등에 있어서 ‘테크모’를 따라갈 회사가 있을까(물론 미소녀게임 회사들은 제외한다)? 앞으로도 더욱 멋진(?) 모습으로 나오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에어가이츠 (1997) - 남코 + 스퀘어

▲ 남코+스퀘어의 브랜드 파워. 게다가 클라우드, 티파, 발렌타인까지 등장한다는 소식에 엄청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의 배경 때문일까? 구식 스타일의 닌자가 아닌 ‘철권’ 시리즈의 ‘요시미츠’와 비슷한 느낌의 닌자 ‘사스케’가 등장했다. 공격 방식은 기존 닌자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슈리켄을 던지는 등 크게 변한 점이 없었지만 갑옷을 단단히 둘러서 방어력에 신경 쓴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담이지만 ‘사스케’는 혀를 내두를 정도로 강했다.

신 호혈사일족 투혼 (2002) - 아틀러스

▲ 개인적으로는 전편이 더 멋있었다고 생각한다.

‘아틀러스’의 ‘호혈사일족’. BGM에 보컬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 게임에서 등장한 닌자는 ‘핫토리 사이조’다. 장풍 날리기, 공중돌기, 팔꿈치로 치기, 폭탄 던지기 등 다른 게임과 다를 바 없는 액션을 선보였다. 게임은 재미있었는데 ‘핫토리 사이조’만 놓고 보면 많이 안타까운 게임이다.

철권 (~2008) - 남코

▲ 우주닌자 ‘요시미츠’의 변천사(좌 -> 우로 보면 된다.)

 

3D 격투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철권’. 그 중에서 ‘고수용 캐릭터’로 불리면서 인기가 많은 ‘요시미츠’는 사이보그지만 설정상 닌자다. 그것도 우.주.닌.자! 의적 ‘요시미츠’는 철권 1의 깡통(?) 같은 이미지에서 계속 이미지 체인지에 노력하여 최근 발매된 철권6에서는 강인한 이미지의 캐릭터가 되었다. ‘요시미츠’는 ‘슈리켄’을 사용한 원거리 공격이 아니라 도와 체술을 이용한 근접 공격을 사용한다. 분신 등 현란한 기술을 사용해서,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닌자 캐릭터 중 하나다. 멋지다 요시미츠!

대전 격투 게임에서의 닌자 캐릭터는 닌자 특유의 체술과 인술을 조합하여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매력적인 쿠노이치(시라누이 마이 - 아랑전설, 카스미 - DOA)들이 활약하면서 격투 게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코스튬만 바뀔 뿐 비슷한 액션을 선보여서 식상하다는 의견도 많다. 닌자 캐릭터들이여, ‘요시미츠’처럼 신기술 하나라도 더 익혀라!

미소녀 게임 속의 닌자

이제 미소녀 게임 속 닌자를 소개해보자. 미소녀게임에서 닌자는 ‘쿠노이치’가 대부분이다. 과연 ‘쿠노이치’는 무엇일까?

쿠노이치(くノ一)란?

 ‘닌자’를 ‘시노비’라고도 부르듯이 ‘쿠노이치’는 여자 닌자를 부르는 속어다. く + ノ(の의 카타카나) + 一(いち 일, 하나) => 女, 즉 단어의 조합으로 여자를 나타낸다. 역사 속에서 ‘쿠노이치’는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정보를 취득하거나 암살했다고 한다. 여자만의 특성을 이용하였기에 ‘시노비’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을지도… 일반적으로 게임에서는 매우 섹시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 8월에 발매 되었던 구미호사의 ‘아마츠카제’. 필자가 올해 가장 재미있게 한 게임이다. 닌자 액션 카드배틀 게임

미타마 시노비(2001) - Ciel

▲ 원화가 ‘토니’의 팬이 국내에 많다는데……

국내에는 정식으로 한글화되어 출시되었던 작품.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의 캐릭터디자인으로 유명한 ‘토니’씨가 참여해서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다. 각 닌자 진영끼리의 대립을 묘사한 작품이지만 지독하게 재미가 없었다. ‘쿠노이치’를 소재로 다룬 미소녀게임 중 필자가 최초로 했던 게임이다. 억지로 클리어한 후 필자는 ‘쿠노이치’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서 금단의 영역에 발을 들여놓았다.

홍련천충 ~ 수라 ~ (2002) - ZONE

▲ 밝은 닌자물은 간만이다.

‘홍련’이란 귀신을 쓰러뜨리기 위한 조직을 뜻한다. 홍련의 두령이자 주인공 ‘렛카’는 사투 끝에 귀신의 조직인 ‘쿠로가네’를 쓰러뜨리고 흑막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하지만, 도리어 누명을 쓰고 쫓겨 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미소녀게임답게 여러 명의 쿠노이치가 등장한다. 일반적으로 쿠노이치를 소재로 다루는 미소녀게임은 어둡고 야릇한 분위기를 풍기는 경우가 많은데 ‘홍련천충’은 밝은 분위기의 게임이다. 미소녀게임 업계가 그래픽 자체의 퀄리티보다 원화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한 작품이기도 하다. 실은 게이도 나오고 좀 황당한 게임이다.

대마인 아사기(2005) - Black Lilith

▲ 미소녀 게임에선 필자도 왠지 이런 느낌의 쿠노이치가 좋다.

최강의 대마인(마인을 쓰러뜨린 닌자) ‘아사기’, 그녀는 다른 닌자 조직의 우두머리인 ‘오보로’를 쓰러뜨리고 사랑하는 연인인 ‘쿄우스케’를 위해 닌자 조직에서 탈퇴했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는 도중 쓰러뜨렸던 ‘오보로’가 부활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블랙 리리스’의 저가 소프트 중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최근 대마인 무라사키까지 나왔다). 여성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점이 특징이다(사실 이것 말고는 특징이랄 것이 없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인상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 본능에 충실한 게임이었다.

전국란스(2006) - Alicesoft

▲ 손에 들고 있는 게 좀 이상하긴 한데 쿠노이치다.

미소녀게임 중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아리스소프트’의 ‘전국 란스’는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주인공 ‘란스’가 ‘JAPAN’이라 불리는 지역에 온천여행을 갔다가 얼떨결에 모험을 하게 된다는 단순한 내용인데, 게임성이 매우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밤을 새게 만들었다.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쿠노이치들은 각각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기모노 개량형, 메이드복, 미니 스커트 등 시대와 안맞는 다양한 복장을 선보였다. ‘저건 쿠노이치가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는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 조리구를 개량하여 무기로 쓰는 건 새롭지 않은가? 더욱이 저걸 사용하는 캐릭터는 특기가 요리다. 설정의 변화를 준 것은 위의 액션게임이나 대전게임보다 더 개성적이다고 생각한다.

초앙섬인 하루카(2008) - Alicesoft

▲ 많은 남정네들을 설레게 했던 초앙섬인 하루카

이 또한 ‘아리스소프트’의 작품이다., 주인공 ‘타카마루’가 쿠노이치 ‘하루카’, ‘나리카’, ‘스바루’와 함께 ‘노로이’ 라는 적을 물리치는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하루카’와 ‘나리카’는 주인공과 사랑을 통해 힘을 얻어서 싸우는 설정을 담고 있다. 왠지 쿠노이치들의 패션 감각이 가면 갈수록 좋아 지는 것 같은데, 이건 필자의 기분 탓일까? 게임 내용도 괜찮았지만, 전투가 상당히 돋보였던 작품.

미소녀 게임이라는 특성상, 쿠노이치들은 실제 임무수행이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로 무방비한 복장으로 나타난다. 물론 게임이기 때문에 몸의 기를 모아 방어를 하는 둥 여러가지 이유를 갖다 붙이면 그게 답이 되겠지만, 방어의 필요성을 떠나 그런 무방비함이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좋은 활약(이라고 써 놓고선 멋진 복장)을 기대해본다.

또다른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게임 속 닌자 캐릭터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여러분이 보기엔 변한 것이 없어 보이는가? 필자는 지금도 닌자들이 복장과 외모는 물론, 지금도 비밀리에 신기술을 개발해서 ‘어떻게 게이머들을 놀래줄까’하고 고민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게임 속에서 등장하는 닌자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믿으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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