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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발 딛지 않은 인기 웹툰, 뭐가 남았을까?

바야흐로 웹툰 시대다. 웹툰은 손쉬운 접근성을 바탕으로 과거 출판만화 시절보다 훨씬 영향력이 넓어졌다. 인기 웹툰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재해석되며 원 소스 멀티 유즈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사례 중에는 천만 관객을 넘긴 ‘신과 함께’ 등도 포함돼 있다. 이제 더 이상 웹툰이 대한민국 문화의 한 축이라는 데 반대하는 의견은 찾기 힘들다.

게임업계는 일치감치 웹툰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게임 흥행에 있어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인지도 높은 IP다. 여기에 수십 수백만 명이 보는 웹툰은 더없이 좋은 소재였고, 수많은 웹툰 기반 게임이 나왔다. 비록 그 중에는 원작과의 개연성을 살리지 못해 실패한 게임도, 게임성 측면에서 외면받은 작품도 있었지만, 이들은 최소한 웹툰 팬을 등에 업고 초반 화제몰이는 확실히 했다.

그렇다면 2019년, 여태 게임화 되지 않은 웹툰 중 가능성 있는 작품은 무엇이 있을까? 게임메카는 게임으로 재해석되기에 가능성이 충분한 웹툰 6종을 뽑아 보았다.


▲ 아직 게임에 발을 딛지 않은 다양한 인기 웹툰들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다음웹툰, 레진코믹스)

고수 (네이버 웹툰, 류기운/문정후)

2015년 9월부터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를 시작한 ‘고수’는 무협 명작 ‘용비불패’의 류기운/문정후 콤비의 네이버 웹툰 입성작이다. 초반에는 깊은 절벽 아래에서 절세무공을 전수받은 주인공 강룡이 사부의 복수를 위해 무림에 나오지만, 이미 복수 대상들이 내분을 일으켜 죽어버린 허무한 전개 속 가벼운 개그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후 ‘용비불패’의 주요인물들이 하나둘씩 등장하고 죽은 줄 알았던 이들이 살아있음이 밝혀지며 액션 수위가 날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고수’의 특징은 타 웹툰과 비교를 불허하는 세밀한 묘사와 강렬한 액션이다. 주인공 강룡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언덕 하나를 통째로 날리고 강에 해일을 만들고 수십 명의 무사를 일격에 쓸어버리는 스케일 큰 무공을 펼친다. 전반적인 그림 묘사 역시 한 컷 한 컷이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수준. 이로 인해 ‘고수’는 네이버 수요웹툰 2위(1위는 기안84의 ‘복학왕’)를 수성하고 있으며, 유료 미리보기 마켓인 네이버 N스토어 결제에서는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고수’가 게임화 된다면 특유의 무공을 살릴 수 있는 액션 장르가 가장 어울릴 것으로 본다. 액션 게임에서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과 스킬 묘사가 중요한데 ‘고수’는 이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다수의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시 장르 역시 ‘고수’와 어울리는 장르다. 고전적인 접근으로는 스토리 위주의 패키지 RPG도 좋아 보인다. 주 독자층이 ‘용비불패’를 봐 온 30~40대이므로 모바일 뿐 아니라 PC 온라인이나 스팀 플랫폼을 택해도 좋을 것이다.

무협 웹툰의 진수를 보여주는 '고수'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 무협 웹툰의 진수를 보여주는 '고수'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왕 그리고 황제 (다음 웹툰, 정이리이리)

2017년 1월부터 다음 웹툰을 통해 연재된 ‘왕 그리고 황제’는 단순한 그림체와는 달리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룬 대체역사물이다. 1부에서는 조선 초기의 유능한 왕 태종 이방원과 조선 후기의 무능한 왕 고종의 영혼이 서로 바뀌어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그리며, 2부에서는 태종 편이 마무리되고 원래 몸으로 돌아온 고종이 기울어가는 조선왕조를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린다.

‘왕 그리고 황제’는 대체역사물에서 바라는 팬들의 니즈를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 철저한 역사 고증을 추구하는 작가의 성향과 특유의 역사적 상상력이 합쳐져 조선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그려낸다. 특히 고종의 영혼이 조선 초기로 흘러가 각종 시행착오를 벌이는 점에서는 꽉 막힌 ‘고구마’를, 태종의 영혼이 조선 후기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부분에서는 뻥 뚫리는 ‘사이다’를 동시에 선사한다.

이 웹툰을 게임으로 재해석하기 위해서는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처럼 실제 역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선택을 하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가 적절해 보인다. 고종이나 태종 개인 초점을 맞춘다면 어드벤처 장르, 자유도를 조금 좁히고 스토리에 집중한다면 선택지가 존재하는 라이트노벨 방식도 알맞을 듯 싶다.

대체역사물로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왕 그리고 황제' (사진출처: 다음 웹툰)
▲ 대체역사물로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왕 그리고 황제' (사진출처: 다음 웹툰)

윈드브레이커 (네이버 웹툰, 조용석)

2013년 12월 연재를 시작한 ‘윈드브레이커’는 벌써 연재 6년차에 접어든 중견 작품으로, 국내 웹툰 중 거의 유일하게 자전거 라이딩을 소재로 한다. 웹툰은 픽시 바이크를 타며 벌이는 스트리트 라이딩을 다룬다. 다양한 도로를 넘나들며 벌이는 치열한 라이딩과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 스포츠 만화 특유의 뜨거운 열정 등이 합쳐져 네이버 월요 웹툰 3위를 기록 중이다.

‘윈드브레이커’의 특징은 위에서 설명한 스트리트 라이딩 그 자체다. 스키딩을 통한 관성 드래프트 같은 비현실적 묘사도 있긴 하지만, 만화적 상상력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받아들여지는 수준의 묘사다. 소소하게 묘사되는 학교 생활과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 라이딩 그룹간의 갈등과 반목 등도 재미 요소다.

이 만화와 어울리는 장르는 단연 레이싱이다. 웹툰 내에 다양한 픽시 바이크 차종과 액세서리가 등장하고, 모터 스포츠와는 달리 라이더의 체력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기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아케이드나 VR 등 다양한 플랫폼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좀 더 가볍게 간다면 정통 레이싱 외에도 러너류 게임과도 죽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 픽시 바이크를 다루는 웹툰 '윈드브레이커'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 본격 픽시 바이크를 다루는 웹툰 '윈드브레이커'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대학일기 (네이버 웹툰, 자까)

2016년, 네이버 베스트도전에서 정식 웹툰으로 승격한 ‘대학일기’는 단연 20대 사이 최고의 인기 생활툰이다. 대학생의 고달픈 생활(주로 등교와 시험, 과제)을 현실적으로 풀어내 수많은 공감을 얻음과 동시에 귀여우면서도 정감가는 그림체로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웹툰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일기의 핵심 재미는 일상 속에서 작가를 괴롭히는 각종 스트레스 요소들이다. 이런 괴롭힘(?)들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크게는 과제를 지나치게 많이 내 주시는 교수님, 지루한 졸음유발 수업, 코 앞으로 닥친 시험 등이 있고, 작게는 늦잠을 이기지 못하는 몸뚱아리, 따뜻한 이불 속에서 세상 편하게 있는데 소변이 마렵거나, 저 멀리 있는 휴대폰 충전 케이블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 등 다양한 고난이 작가를 덮쳐온다. 웹툰 한 화를 보며 고개를 수없이 끄덕이게 만드는 요소다.

얼핏 게임과는 연이 없어 보이는 ‘대학일기’지만, 의외로 캐주얼 육성 시뮬레이션 풍으로 게임화 된다면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살아남아라 개복치’처럼 주인공 ‘자까’를 수많은 고난으로부터 지켜내고, ‘캠퍼스 러브 스토리’처럼 낭만(연애 없음)과 현실로 가득한 대학생활을 즐기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듯 싶다. 그림체가 단순하므로 모바일 플랫폼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20대 대학생들의 최애 생활툰 '대학일기'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 20대 대학생들의 최애 생활툰 '대학일기' (사진출처: 네이버 웹툰)

법칙과 순서의 세계 (레진코믹스, 키키/파크)

2013년, 레진코믹스 초창기부터 꾸준히 자리를 지켜온 ‘법칙과 순서의 세계’는 초월적인 법칙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탈출하려는 주인공 ‘현수’의 모험을 그린다. 작품 내에는 다양한 세계가 존재한다. 손가락을 잘라야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거나, 두 개의 목숨을 가지고 소수파와 다수파로 갈라져 서로를 죽이거나, 다수 팀으로 나뉘어 자신의 문을 지키고 상대방의 문을 뺏어야 하는 등 다양한 세계를 오가며 그 세계의 법칙을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때로는 현실 세계로 돌아와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웹툰 안에서 게임을 펼치듯 다양한 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때로는 세계의 룰을 따르고, 때로는 룰의 허점을 찾아내 적의 뒤통수를 때리기도 한다. 룰을 무시할 수 있는 특수능력도 존재하며, 간혹 이능력자 배틀을 보는 것 같은 수위 높은 액션이 펼쳐지는 것도 이 웹툰의 별미다.

‘법칙과 순서의 세계’를 게임화한다면 다양한 모드를 중심으로 한 AOS이나, 캐릭터성을 적극 활용한 난투 액션,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어가 사망하는 신개념 배틀로얄 등의 장르가 어울릴 것으로 보인다. 단점이라면 원작 웹툰이 잔인성으로 인해 19금 판정을 받았다는 것. 게임으로 재해석 할 때는 이 같은 자극적인 부분을 상당수 제거해야 하기에 게임 제작사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각종 룰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게임을 연상시키는 '법칙과 순서의 세계' (사진출처: 레진코믹스)
▲ 각종 룰 속에서 움직이는 인물들의 모습이 게임을 연상시키는 '법칙과 순서의 세계' (사진출처: 레진코믹스)

모기전쟁 (레진코믹스, 정지훈)

2017년 말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1년간 연재된 ‘모기전쟁’은 생물학적인 재앙이 닥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다룬다. 사람과 동물들의 피를 빨다가 어느 순간 초월적인 생명체로 진화한 모기 때문에 멸망 직전에 처한 인류. 모기의 총 개체수는 무려 1조 5251억 3758만 6455마리, 반면 인류는 고작 5,162 명밖에 남지 않은 풍전등화의 상황이다. 인류의 마지막 희망인 ‘김박사의 연구’를 찾아 떠난 특공대와, 이를 통한 모기 여왕과의 사투가 웹툰의 핵심 줄거리다.

‘모기전쟁’의 특징은 웹툰 사상 최대 스케일의 전투다. 1조 마리가 넘는 모기들은 그야말로 물량공세의 진수를 보여준다. 후반으로 가면 모기만으로 이루어진 거대 로봇이라던지, 생명수 같은 존재까지 나온다. 이 뿐만이 아니라 전투형 모기, 왕족 모기 등 다양한 적이 끊임없이 등장해 인류를 새로운 절망으로 몰아넣는다. 물론 여기 맞서는 인류도 초인 김박사를 비롯해 모기와 융합된 주인공, 인류 사상 최고의 전사 등 다양하다. 저그에 맞서는 프로토스 전사의 느낌을 수천 수만 배 뻥튀기 한 것 같다.

‘모기전쟁’ 게임화를 위해서는 위와 같은 물량전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수백 수천 마리의 모기를 쓸어버리는 핵앤슬래쉬 RPG나, 제한된 유닛을 적절히 배치해 모기를 막아내는 디펜스형 시뮬레이션 등이 어울릴 것이다. 조금 과감한 시도를 한다면 조 단위 모기와 맞서는 수천 명의 생존자들의 처절함과 절망감을 배경으로 한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도 어울릴 지도? 아무래도 주인공 빼고는 대부분이 매력 넘치는 남자들이니까 말이다.

수조 대 수천, 가망 없어 보이는 싸움을 다루는 '모기전쟁' (사진출처: 레진코믹스)
▲ 수조 대 수천, 가망 없어 보이는 싸움을 다루는 '모기전쟁' (사진출처: 레진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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