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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정부의 게임 몰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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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바쁘게 움직인 정부기관은 방역 관련 조직들일 것이다. 질병관리청(구 질병관리본부)은 물론이고, 그 외 관련된 행정부처들도 합을 맞춰가며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메르스 사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수습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다. 그 결과 한국의 전염병 대처능력은 K-방역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다만, 제한된 인력으로 국가를 넘어 전세계적 위기에 발빠르게 대처하려다 보니 삐걱거리는 행보도 여럿 보였다. 특히 최근 몇 달간 게임업계에 적용된 정책들을 보고 있자면, 질병관리청을 비롯한 전반적인 정부 부처의 게임업계 이해도가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점이 사뭇 느껴진다.

시작은 지난 5월,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으로 인한 수도권 방역 조치 강화였다. 당시 정부는 수도권 PC방에 출입명부 작성과 이용자 간 간격(최소 1m) 유지, 방역관리자 지정 등을 의무화했다. 그러나, 여기에 아케이드 게임센터(오락실)나 보드게임카페 등 기타 게임업종은 빠져 있었다. 이러한 시설들 역시 실내에 위치해 있고, 여러 사람들이 오가기에 본질적으로 PC방과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더 위험하다. 실제로 당시 서울 노량진에 위치한 한 오락실에 확진자가 수 차례에 걸쳐 장기간 방문한 사실이 전해졌으나, 출입명부 작성/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철저한 역학조사가 어려웠다. 오락실이나 보드게임카페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라도 있었다면, 이들도 PC방과 함께 포함되었어야 하는 직종임은 한 눈에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출입자 정보 수집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오락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당시에도 출입자 정보 수집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오락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8월 한 달간 꾸준히 논란이 되어 온 PC방 영업금지 조치 역시 마찬가지다. 방역을 위해 실내 밀집시설인 PC방을 고위험군으로 상향시키고,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학생 보호를 위해 영업을 중지시킨다는 것까지는 어떻게든 납득할 수 있다. 물론 평가 기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움직임이 꾸준히 있어 왔지만, 시기가 시기인데다 질병관리청에서 선제방역을 위해 정한 것이라 이해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한 달도 안 지난 9월 13일, 정부는 PC방을 도로 중위험시설로 하향했다. 평가지표에 변화는 없었고, 업계 전체가 딱히 변화한 것도 아니다. 고위험시설 지정과 해제 기준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윤태호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13일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PC방 고위험시설 지정에 대해 "(8월엔) 학생들에 대한 어떤 감염사례가 PC방 중심으로 되어 있어서 그 부분들을 일시적으로 중위험시설이지만 집합금지 부분들을 조치를 했던 사항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발언만으로 보면 당시 PC방 고위험군 지정은 특정한 평가지표에 따른 것이 아닌, 감염사례를 중심으로 진행된 예외조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PC방 n차감염 사태는 보고된 바가 거의 없으며, 실제로 여러 지자체들도 이와 같은 이유로 8월 초부터 영업제한을 풀어 오고 있었다. 실제 감염사례가 존재했다면 이를 확실히 언론에 인지시키고 공감대를 얻어냈어야 하는 부분이었다.

마지막으로, 9월 14일부터 영업이 재개된 PC방 정책이다. 현재 PC방은 중위험시설로 내려가 영업이 가능해졌지만, 물과 음료를 제외한 먹거리 판매 및 취식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이는 PC방 사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PC방은 수십 년간 PC 이용요금이 사실상 동결 혹은 하향세에 있다. 이에 대다수 업소는 부족한 수익을 먹거리 판매로 충당하고 있으며, 일부 매장은 식당 이상의 상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PC방의 먹거리 매출 비중은 업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절반 이상이라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 PC방 업주는 "띄어앉기로 인해 절반 가동도 어려운 상황에서 손님도 이전보다 준 데다, 먹거리 판매까지 중지한 채 영업을 하니 당연하게도 적자를 기록했다"라고 이번 조치로 오히려 경영이 더 악화됐음을 토로했다.

2020년 현재, PC방은 PC 이용 수익보다 먹거리 판매 수익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2020년 현재, PC방은 PC 이용 수익보다 먹거리 판매 수익이 더 큰 경우가 많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카카오게임즈 남궁훈 대표 역시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지적했다. 남궁 대표는 "맥주 무한리필 집이 맥주로 이익이 나는 것이 아니라, 안주로 그나마 수익이 보전되는 것처럼 PC방도 비슷하다. (현재 PC방 상황은) 맥주 무한리필 집에 안주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라며, "너무나 수고가 많은 방역 당국 입장에서 이런저런 사회 요구를 다 받아들여주기 힘들겠지만, PC방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감안해서 결정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휴일까지 잊은 채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질병관리청과 관련부처의 노력은 이루 말할 데 없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사회 전방위에 대한 대책을 재빨리 수립해야 하기에, 세세한 대책에서 다소 삐걱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또한, 이들은 방역 전문가이지 게임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부처 전반에 걸쳐 게임산업에 대한 기초적 이해조차 부족하다는 점이 다시 한 번 드러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나 지자체 일부 담당직원을 제외하면, PC방이나 오락실 등에 대한 인식이 20년 전에 멈춰 있다는 느낌이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가 매출 기준 15조 원을 돌파하고 한류 선봉장 등 다양한 수식어를 받고 있지만, 이러한 몰이해를 걷어내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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