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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국내 온라인 게임행사, 분야별 우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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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으로 국내 게임업계 모두 혼란한 시기를 보냈다. 특히 업계에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게임 행사다. 기존처럼 많은 유저나 취재진을 초청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그러나 신작 출시를 앞뒀거나 중요 소식을 앞두고 침묵을 지킬 수는 없기에, 게임사 다수가 오프라인을 대신할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초기에는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점점 내공이 쌓이며 오프라인에 준하는 생생함과 알찬 구성으로 기억되는 사례도 나왔다. 이에 2020년에 열린 국내 온라인 게임 행사 중 두각을 드러낸 대표 사례를 뽑아봤다.

클라우드로 게임 체험 제공,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

▲ 온라인 개최임에도 출품작 시연 기회를 제공해 눈길을 끈 BIC (사진출처: BIC 공식 홈페이지)

전세계 게임 행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단연 대형 게임 전시회다. 국내에서 이를 대표하는 주자는 지난 11월에 열린 지스타지만, 주요 출품작 수, 방송 프로그램 구성, 온라인 시청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보면 성공적인 온라인 개최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었다.

탄탄한 구성으로 눈길을 끈 국내 온라인 게임쇼는 따로 있다. 지난 10월 25일에 열린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이하 BIC)이다. BIC는 온라인 개최임에도 일반 참가자들이 집에서 직접 게임을 해볼 수 있는 시연 기회를 제공했다. 행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품작 데모 버전을 다운받아서 플레이해볼 수 있도록 했고, 일부 게임은 지포스나우를 통해 클라우드 방식으로도 해볼 수 있었다. 인디 게임사가 게임쇼에 나가며 가장 기대하는 부분은 현장에 방문한 유저들에게 직접 게임을 선보이고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인데, 온라인 시연으로 이 부분을 충족시켰다.

국내 사례는 아니지만, 주최측의 섭외력이 돋보였던 글로벌 게임쇼도 있다. 8월 27일(현지 기준)부터 30일까지 진행된 게임스컴이다. 올해 처음으로 전면 온라인 방식으로 열린 게임스컴은 기본에 충실했다. 게이머들이 게임 전시회에서 가장 기대할만한 ‘신작 소식’으로 행사를 꽉 채운 것이다. 백미는 주요 소식을 모아서 보여주는 전야제 프로그램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였다. 약 2시간 30분간 진행된 쇼케이스에는 2018년 이후 2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드래곤 에이지 차기작을 위시해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등 신작 38종이 총출동했다. 주목도 높은 소식을 바탕으로 게임스컴 오프닝 나이트는 최고 동시 시청자 수 200만 명을 기록했다.

150명을 온라인으로 무대에 소환, V4 1주년 기념 간담회

▲ 유저 150명을 실시간으로 연결한 V4 1주년 기념 간담회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온라인 행사임에도 오프라인에 준하는 현장감이 있었던 간담회가 있었다. 지난 11월 7일에 열린 V4 1주년 기념 간담회였다. 간담회 자체는 킨텍스에서 열렸으나,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일반 참가자는 현장에 방문할 수 없었다. 이에 넥슨은 온라인을 통해 유저들을 무대에 소환했다. 온라인 화상회의를 활용해 대형 화면에 참가자 150명의 화면을 띄워두고, 실시간 인터뷰도 진행하며 오프라인 같은 현장감을 전달했다.

실제로 온라인으로 연결된 참가자와 음성채팅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그러한 현장을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열린 간담회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됐다. 여기에 서로 떨어진 유저들이 게임 안에서 한데 모이는 기회도 제공했다. 간담회 당일 특정 시간에 필드에 소환된 1주년 기념 보스 ‘대왕 펭렉산드로’를 잡는 레이드였는데, 이 모습도 현장과 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며 많은 유저가 함께 게임을 플레이하는 듯한 맛을 냈다.

오프라인 못지않은 온라인 전시회, 리니지M 3주년 컨퍼런스 

▲ 전시회처럼 구성된 리니지M 3주년 공식 페이지 (사진출처: 공식 페이지 갈무리)

게이머와 만나는 소통창구라 할 수 있는 온라인 페이지 구성에서 두각을 드러낸 게임사도 있었다. 지난 6월에 열렸고 지금도 운영 중인 리니지M 3주년 기념 컨퍼런스 페이지다. 온라인 전시회를 콘셉트로 앞세워서 페이지 자체를 연회장, 응접실, 복도, 정원이 있는 고급 저택처럼 만들고, 유저들이 전시회에 온 것처럼 저택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주요 정보나 기록을 구경하는 소소한 재미를 살렸다.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은 주요 플레이 기록을 명화로 표현해 걸어놓은 복도다. 그림을 하나씩 누르면 유저들이 리니지M에서 세운 주요 플레이 기록이 나온다. 리니지M에서 처음으로 집행검을 획득한 유저, 모든 서버에서 최초로 성 3개를 모두 지켜내는 데 성공한 혈맹, 100층으로 구성된 시련의 탑을 가장 먼저 클리어한 유저 등이 기록되어 있다. 평범한 인포그래픽이 아니라 명화처럼 전시하며 의미 있는 기록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보여준 세심한 구성이 돋보였다.

온라인 e스포츠 대회 답을 찾아낸 LCK

▲ 각 팀 숙소에서 경기가 진행된 LCK 서머 결승전 (사진출처: 경기 생중계 갈무리)

코로나19는 e스포츠에도 큰 과제를 던졌다. 경기 자체가 불가능한 다른 스포츠보다는 상황이 나았지만, 온라인 대회 진행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일단 각 팀 숙소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이 장비나 네트워크 문제 없이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야 했다. 여기에 온라인이라도 오프라인처럼 공정하게 경기가 진행되는가도 체크해야 했다. 국내 대회 중 이 부분에서 두각을 드러낸 주역은 라이엇게임즈가 주최하는 LCK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온라인 진행 전에 각 팀 숙소 장비를 전체적으로 점검하고, 리그 재개 후에도 경기에 전담 심판과 현장 스태프를 파견해서 장비 문제와 부정행위 발생 없이 리그가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처음 진행하는 온라인 진행이라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중대한 문제 없이 스프링 시즌이 마무리됐고, 서머 시즌에는 전체적으로 진행이 매끄러워졌다. 국내외적으로 전례가 없었던 온라인 e스포츠에 ‘이렇게 하면 됩니다’라는 답을 스스로 찾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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