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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에이지 신작이 블록체인 게임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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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키월드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엑스엘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에 자회사 프렌즈게임즈 회사명을 '메타보라'로 변경하고, 블록체인 사업에 힘을 싣는다고 밝혔다. 게임,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프로젝트 BORA 2.0' 로드맵이 발표됐고, 여기에는 엑스엘게임즈가 개발 중인 신작 '아키월드'도 포함되어 있다.

아키월드는 아키에이지 IP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게임이다. 송재경 창업자를 위시해 MMORPG에 집중해온 엑스엘게임즈가 차기작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만들자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는 23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NFT/블록체인 게임 컨퍼런스에서 '게임 생태계에서 블록체인과 NFT의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최 대표는 자사 신작 '아키월드'를 사례로 삼아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 엑스엘게임즈 최관호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우선 아키월드는 게임 내 주요 아이템, 자산, 캐릭터 소유권을 유저에게 준다. 아키에이지에서도 대표적인 콘텐츠였던 토지와 집을 NFT 형태로 구축하며, 소환수, 탈 것, 장비 등을 NFT로 만들어 소유하고, 거래하는 것을 구현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 거래 등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 행위가 가능하며, 클레이튼과 연계된 자체 암호화폐 '블루솔트'를 기반으로 한다.

제작진이 아이템 소유권을 유저에게 주기로 결정한 이유는 기존작에서 발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 문명 온라인 등을 시장에 선보였고, 최 대표는 결과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콘텐츠적인 측면에서는 높은 자유도가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됐고,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는 과금 여부와 무관한 공평한 월드를 추구했으나 과금과 무과금 간 차별은 아니더라도 차등은 있어야 한다는 반응이었다"라고 전했다.

이 중 게임 내 경제적인 측면에 대해 제작진은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 간 차이는 두되, 서로 공생할 수 있는 구조를 완성한다면 플레이를 지속할 이유가 되리라 판단했다. 최 대표는 "유저끼리 서로를 돕고 회사는 가이드 역할만 하는 것이다"라며 "회사가 직접 상점에서 중요 재화나 아이템을 팔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모든 것은 유저들이 플레이로 획득하고, 더 빠르게 가고 싶은 유저라면 다른 유저에게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 아키에이지, 문명 온라인 등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차기작을 구상했다 (사진: 게임메카 찰영)

그리고 게임사가 아니라 유저에게 아이템 소유권을 주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블록체인이라 덧붙였다. 최 대표는 "기존에 게임사들이 아이템 소유권을 유저에게 주지 못한 이유는 서비스 제공에 대한 책임을 게임사가 무한대로 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투명하고, 운영 권한도 DAO(탈중앙화된 조직)를 토대로 유저에게 넘길 수 있어 회사 책임이 제한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NFT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돈벌이를 넘어 콘텐츠로 승부해야 하고, 게임 자체로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업계에서 P2E(플레이 투 언, 돈 버는 게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P2E는 마케팅 그 이상이 될 수 없고, 되려 규제당국으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투명하면서도 게임사가 과한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로 유저에게 소유권을 줄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래도 게임의 본질인 콘텐츠와 재미가 중요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최 대표의 견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엑스엘게임즈가 아키월드 모든 아이템을 NFT로 만들지 않기로 한 이유도 NFT를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당시의 고유한 경험이 담긴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최관호 대표는 "예를 들어 처음 획득한 아이템이라던가 첫 신화 아이템만 NFT로 만드는 식으로 스토리가 남는 NFT를 지향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에 연결되어 있기에 기존 게이머와 성향이 다른 투자를 목적으로 한 이용자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재미와 함께 이용자 입장에서 가치를 느낄만한 효용성이 있는 아이템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최 대표는 "아키월드는 토지 NFT와 함께 아키월드를 응원해주는 팬들이 사주시는 팬덤카드 개념으로 커스터마이징한 캐릭터를 판매한 바 있다"라며 "토지의 경우 보유하면 효율적으로 게임할 수 있고, 필요 없으면 다른 유저에게 빌려줘서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팬덤카드는 어떠한 혜택을 드려야 하는가가 고민거리가 됐다"라며 NFT 아이템을 제공할 때 이용자에게 어떠한 이익을 줄 수 있느냐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토지 NFT처럼 유저가 효용성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사진출처: 아키월드 공식 홈페이지)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MMORPG가 갈 다음 단계가 바로 메타버스라는 견해를 전했다. 최 대표는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색다른 경험, 맥락, 콘텐츠가 어우러져 경재활동의 장이 되는 것이 어찌 보면 메타버스고, MMORPG 다음 단계가 이 자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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