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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동성] 게임업계에도 甲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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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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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의 횡포’가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제공한 컵라면이 입에 맞지 않는다며 스튜어디스를 폭행한 ‘포스코 라면 상무’ 이슈가 여전히 입에 오르는 와중 내부 영업사원의 폭언 음성파일이 유포되며 불거진 남양유업의 과도한 물량 밀어내기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에서 계약내용을 넘어선 권위를 행사하는 것이 관행처럼 자리잡은 기형적인 갑을 관계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비단 남의 일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게임업계에도 포스코, 남양유업과 같은 대형 이슈가 없었을 뿐 불공정한 갑을 관계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발발한 팝픽 사건은 이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계기가 됐죠. 이 사건은 일러스트 전문 제작사이자 관련 전문지 팝픽북스를 출판 중인 팝픽이 직원 및 학생들을 부당하게 대우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확산성 밀리언 아서’를 필두로 모바일 TCG가 인기장르로 떠오르며 카드게임의 핵심인 일러스트와 작가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도가 상승해 ‘팝픽 사건’은 게임계에서도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직원에게 업무를 과도하게 가중시키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월급을 반으로 줄인다는 제보가 공개되며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또한 학생들의 작품을 도용하거나, 외주 업무를 과도하게 시키는 부분이 문제시됐죠,.

페이스북 계정으로 덧글을 남기신 Yeonjoo Kim 님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싶어 일을 시작했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저런 마인드로 사업을 했다면 공분 사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으며 게임메카 아스테론님은 “그림계의 남양이냐 니 작품은 내 작품 내 작품도 내 작품이라니 참으로 훌륭해빠진 21세기 놀부심보일세 허허”라며 사회적 이슈와 이번 사건을 연결시켜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분야를 넘어 게임업계 내부의 갑을 관계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로 작용했죠. 게임개발자연대 출범을 준비 중인 김종득 개발자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이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쪽도 일반 사업장들과 다르지 않게 임금 체납, 직장 내 폭력, 착취 등의 문제가 꽤 있다”라며 “이 문제는 사실 노동부 등 관계기관을 통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아주 독한 사장님들은 회사 이름을 바꿔가며 도망도 잘 다닌다”라고 업계의 현실을 짚었습니다.

즉, 게임업계에도 이와 같은 불편한 진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시되어온 플랫폼 서비스 업체와 게임 개발사간의 평등하지 못한 관계 등을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문화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역시 이 문제를 직시하고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기업 내의 불공정 거래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에 있습니다. 

게임과 같은 콘텐츠기업의 불공정거래 이슈는 정부에서도 해결방안을 모색할 정도로 주된 화두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행동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잘못된 관행을 해소하는 길 역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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