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소개] 앱티- 살짝 정신 나간 것 같은 발랄함을 보유한 소녀 리더. 가끔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인다 블루- 특공대 교관 출신. 냉정하고 칼같은 성격에 딱딱한 말투를 가졌다 그린- 옆에서 챙겨주는 집사 스타일. 정중하고 상냥하나 소심한 구석도 있다 핑크- 애교 많은 성격. 다소 철없이 굴고 돈을 많이 쓰지만 귀엽다. 동인문화를 좋아함 옐로우- 똑부러지는 커리어우먼 타입. 동인문화를 좋아함(2) 남박사- 앱숀가면의 정신적 멘토이자 지원자. 그러나 대부분 게임 설명만 하고 사라진다 |
블루: 오늘도 어김없이 모였군. 그나저나 리더라는 녀석은 어디로 갔나.
옐로우: 기지에 없어요? 아까 숙소에 없길래, 먼저 출발한 줄 알았는데?
핑크: 핑크가 봤는데, 어젯밤부터 없었던 거 같아. 호, 혹시…!
앱티: 야, 나 여기 있어. 새벽에 와 있었다고. 또 이상한 이야기 꺼내지 마시지.
그린: 잠이라도 설치신 겁니까? 눈이 많이 충혈됐습니다.
앱티: 너 귀신이다. 사실 요 며칠 잠을 계속 못 잤거든… 후아암. 그래서 혹시 여기선 괜찮을까 싶어서 와 봤는데, 매한가지야.
핑크: 핑크가 가르쳐 준 방법 다 안 해봤어?
앱티: 양 세기랑 데운 우유, 꿀물, 귀마개 하여튼 이것저것 다 시도했는데 별 효과가 없어. 으으.
옐로우: 그래서 제가 준비한 게 있어요. 그렇죠, 블루?
블루: 음, 알겠다. 시작하도록 하지.
앱티: 엉? 뭔데? 무섭게 왜 이래?
'백 투 베드' 다운로드 링크
몽유병 아저씨 ‘밥’의 모험 ‘백 투 베드’
블루: 이번에 나와 옐로우가 준비한 게임은 ‘백 투 베드’다. 개발사 이름도 일관성 있게 베드타임이더군. 장르는 퍼즐게임이고, 주변 기물을 적절하게 활용해 ‘밥’이라는 캐릭터를 침실로 안전하게 돌려보내는 것이 목표다.
핑크: 침실로 돌려보낸다구요? 침대에 누워서 자는 게 아니에요?
옐로우: 밥은 몽유병에 걸린 사람이에요. 깊게 잠이 든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 주변을 돌아다니는 거죠. 움직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수면 중이기 때문에 장애물이 자기 앞을 막아서지 않으면 계속 그대로 전진해요. 플레이어는 그걸 막아서 밥이 안전하게 침실로 가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거죠.
앱티: 어쨌든 걘 자잖아… 난 아직 한숨도 못 잤다고!
블루: 일단 우리 설명을 들어라. 저기 소파에 앉으면 되겠군.
조급함은 잠시 내려놓자
앱티: 난 졸려서 죽을 거 같은데, 게임 하라는 건 대체 무슨 심보야!
옐로우: 아이패드 잡아요. 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질 거라고요.
앱티: 검은 옷 입은 애가 밥이야? 이 사람을 저기 침실 문으로 가게 조작하면 돼?
옐로우: 아뇨, 앱티가 조종할 수 있는 건 밥이 아니고 초록색 캐릭터에요. 이동시키고 싶은 곳으로 캐릭터를 드래그하면 움직여요.
앱티: … 대체 어떻게 밥을 침실로 데려가라는 거야? 내가 앞에 서도 안 멈추잖아. 방향 바꾸기는커녕 통과해서 지나가는데?
그린: 저 사과를 들고 옮기는 것이 가능한가 봅니다. 사과는 피해가는군요. 저걸 움직여 보시죠.
핑크: 아항, 요 초록색 아이가 사과를 들어서 밥이 가는 길을 막으면 방향을 바꾸는 거네요! 빙글빙글 돌면 침실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 밥보다 재빠르게 움직여서 그의 앞에 사과를 놓자
▲ 재빨리 위치를 점하지 않으면 낭패가
블루: 그렇다. 웬일로 똑똑해 보이는군. 핑크가 말한 대로 밥의 경로에 장애물을 놓으면, 밥은 방향을 바꾼다. 하지만 무조건 시계방향으로 돌기 때문에 사과를 놓는 자리도 이후 움직이는 방향을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
옐로우: 그리고 잘 보면 사과 외에도 종종 장애물이 등장하죠? 굴뚝이나, 기둥 같은 것. 이런 주변 요소들도 잘 활용해야 해요.
앱티: … 어, 얘 죽었는데? 사과 놓기 전에 길 끝으로 떨어져 버렸어.
▲ 하얗게 빛나는 타일을 한번 더 터치하면 사과를 놓을 수 있다
▲ 어휴 복잡해
무슨 사과가 이렇게 많아
옐로우: 게임 끝난 거 아니에요. 어차피 꿈의 세계라서, 밥은 원래 출발지에서 다시 나타나요. 밥이 죽었다고 해서 맵 구조나 장애물 위치가 바뀌진 않으니 그냥 침착하게 진행하면 돼요.
앱티: 침실로 안전히 옮길 때까지 무한루프인 거야?
블루: 말하자면 그런 셈이다.
달리와 마그리트가 떠오르는 몽롱함
그린: 보고 있으니 뭔가 몽롱해집니다. 끝없이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무성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만…
앱티: 그러게, 이 게임 뭔가 묘하네. 재미가 없는 건 아닌데… 분명.
옐로우: 전 ‘백 투 베드’를 처음 봤을 때, 예전에 출시됐던 ‘모뉴먼트 밸리’가 떠올랐어요.
▲ '모뉴먼트 밸리'처럼 벽을 타고 올라가기도 하고
▲ 현실에는 존재할 수 없는 구조물도 나옵니다
단, 이동은 불가능하죠
그린: 아, 어스투에서 만든 그 작품 말입니까? 독특한 그래픽 덕분에 꽤 화제가 됐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좀 닮은 듯도 하군요.
옐로우: 느낌이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픽 풍은 조금 달라요. ‘모뉴먼트 밸리’에서는 패턴이나 세밀한 장식들을 많이 사용돼서 아라비아나 페르시아가 떠오른다면, ‘백 투 베드’는 약간 더 현대 서양 분위기에 가깝죠. 초현실적인 작품을 많이 그렸던 달리리나 마그리트가 생각나요.
그린: 실제로 곳곳에 작품에 등장했던 오브젝트들이 많이 보입니다. 흘러내리는 시계나 바둑판 패턴, 날개 달린 모자 같은 것 말입니다. 게임 진행의 핵심 요소인 사과도 그런 요소 중 하나 같군요. 색감도 유사해서, 아까 언급됐던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더 즐겁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살바도르 달리의 느낌이 물씬
▲ 각종 오브젝트를 활용한 삽화도 중간 중간 접할 수 있습니다
옐로우: 게다가 꿈의 세계라는 장치마저 초현실주의에서 종종 언급됐던 개념들이고요. 전 이런 작품이 나올때마다 굉장히 고무적이 돼요. ‘모뉴먼트 밸리’도 그렇고, 게임과 예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한 결과물이잖아요. 이런 기회를 통해서 예술을 좀 더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거고요.
그린: 저도 그런 부분이 좀 더 부각되었으면 합니다. 정적이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군요.
앱티: 뭔가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어.
핑크: 핑크도 그렇게 생각해요…
앱티: 왜 쟤네 둘이 이거 선정했는지 알겠어… 이렇게 나 졸리게… 만들려고...
블루: 이제 슬슬 아이패드를 넘길 때가 됐군. 소파에 편하게 누워서 옐로우가 하는 모습이나 지켜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