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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주 6일근무에 방문 서류접수, 20년 전 공채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소프트맥스 공채광고가 실린 PC파워진 2000년 3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소프트맥스 공채광고가 실린 PC파워진 2000년 3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잡지보기]

매년 공채철만 되면 게임업계도 한바탕 시끌시끌해집니다. 최근 큰 업체들은 채용 설명회 뿐 아니라 상담 카페를 운영하기도 하고, SNS를 통해 활발하게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학교나 학점 등을 일체 보지 않는 스펙 블라인드식 채용을 진행하기도 하고, 축제를 연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도 많습니다.

하지만,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게임업계에서 ‘공채’라는 말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채를 실시할 만큼 규모 있는 게임회사가 많지 않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소개할 공채 광고는 꽤나 독특합니다. 20년 전 공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죠.

소프트맥스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포스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소프트맥스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포스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PC파워진 2000년 3월호에 실린 이 공개채용은 소프트맥스에서 낸 광고입니다. SNS는 커녕 인터넷 홈페이지도 활성화되지 않은 당시엔, 이렇게 잡지 혹은 신문을 통해 공개채용 광고를 내는 것이 일상적이었죠. 당시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 3’를 출시하고 한창 성장 가도를 달리던 회사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 게임회사 중 하나였습니다.

위의 메인 포스터는 ‘신.병.모.집!!’ 이라는 문구와 함께 ‘창세기전 3’의 시반 슈미터 용병대원들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김형태 아트디렉터의 일러스트가 인상적이네요. 신병모집이라는 문구가 당시 약간은 남초적 분위기였던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듯 싶습니다.

상세 모집 요강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상세 모집 요강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상세 모집 부문을 볼까요? 그래픽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 기획, 관리&마케팅 4개 분야로 나뉘어 채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픽은 캐릭터, 배경, 3D 동영상, 인터페이스와 이펙트 등으로 나누어 뽑고, 프로그래머는 Win32 기반 시스템 디자인과 프로그래머, 네트워크 서버 개발자와 클라이언트 개발자, 서버 시스템 관리자 등을 뽑는군요. 시기상 ‘포리프’ 및 그 안에 있던 ‘주사위의 잔영’ 등을 개발하고 있었던 때라 온라인 개발자를 모집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래쪽을 보면 재밌는 것이 많습니다. 일단 지원서류는 관리&마케팅 분야를 제외하면 포트폴리오와 이력서, 자기소개서로 평범합니다. 다만 이것을 내는 방법이 e메일과 우편, 그리고 직접방문이라는 점이 지금으로선 낯설게 느껴집니다. 요즘은 취업 사이트나 공식 채용 패이지 등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는 것이 당연한 세상이니까요. 참고로 당시 신입사원 채용 총책임자는 현 시프트업 이주환 부사장의 이름이 올라 있네요.

근무조건 및 보수 항목에서는 당시 업무환경을 짐작케 하는 문구들이 있습니다. 일단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기 전이라 그런지 토요일도 5시간의 근무를 했네요. 아마 2005~2008년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분들이라면 “토요일에도 근무를!?” 이라며 놀라실 지 모르겠습니다. 근무시간은 9to6로 일 8시간 주 45시간 근무제. 야근이 일상적이던 당시 게임업계 기준에선 퇴근시간이 큰 의미가 없긴 하겠지만, 그래도 당시 기준 꽤나 넉넉한 연 10일 유급휴가에 공휴일 꼬박꼬박 챙겨주는 것은 꽤나 모범적인 근무환경이 아닌가 싶습니다.


덤으로 실린 소프트맥스 구작 할인판매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덤으로 실린 소프트맥스 구작 할인판매 광고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참고로 이것만으로 광고를 끝내기는 아쉬웠는지, 뒷장 2면을 더 할애해서 소프트맥스 구작 게임 할인 광고도 실었습니다. 당시 기준으로 출시된 지 1년 3개월쯤 지난 ‘템페스트’가 2만 5,000원, 그보다 오래된 ‘서풍의 광시곡’과 ‘판타랏사’는 각각 1만 9,800원과 1만 5,000원에 판매되네요. 유통사는 부도 사태를 냈던 하이콤(서풍의 광시곡)이나 듣도보도 못한 유통처였던 둘리(템페스트)가 아닌 디지털에이지 엔터테인먼트. 처음 들어보는 업체긴 한데, 어차피 구작 판매였으니 큰 문제 없이 잘 진행됐으리라 믿습니다.

아마 저 당시 소프트맥스에 입사한 분들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도 게임업계에 남아 계실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소프트맥스라는 이름이 과거의 유물로 남은 지금은 다들 어디서 어떤 게임을 만들고 계신지 문득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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