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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게임디톡스 사업, 결과물은 건당 2.3억 ‘황제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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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디톡스 사업 분석 토론회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 디톡스 사업 분석 토론회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함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도 털리고 어이도 털리는 게임 디톡스 사업’이라는 제목으로 토론회를 열었다.

게임 디톡스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미래창조과학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5개 부처가 연합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한 ‘인터넷 게임중독 정신건강기술 개발사업 연구’다. 해당 사업에 실질적으로 들어간 예산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분석에 따라 다르지만, 2014년 당시 5년 간 총예산 170억 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사업은 발표 당시에도 게임이 중독물질이라는 인식을 퍼뜨리는 불공정한 사업이며 혈세 낭비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공대위 위정현 위원장은 디톡스 사업에 대해 “신의진 당시 새누리당 의원의 4대중독법, 손인춘 의원의 기금징수법에 이은 박근혜 정권의 적폐사업이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 사업은 중단되지 않고 지속됐다”고 평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게임 디톡스 사업에 대한 결과보고서 분석을 통해 과연 예산이 합당한 곳에 쓰였고, 그에 맞는 결과가 나왔는지를 분석하는 발표가 이어졌다. 이 날 자리에서는 결과물 분석이 가능하고 게임 질병화와 가장 밀접한 보건복지부 담당 사업 결과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다.

사업 결과는 논문 1편 당 2.3억 원 ‘황제 논문’

첫 번째 연구결과는 21억 5,000만 원의 연구비가 투입된 ‘인터넷게임, 스마트폰 중독 발생기전 및 위험요인 규명을 위한 전향적 코호트 연구’다. 해당 결과를 분석한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는 “이 연구는 인터넷 게임과 스마트폰 중독 관리를 위한 근거를 마련하고, 중독의 특성 규명 및 주요 결과지표를 산출하겠다는 의도로 시작됐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2014년 12월 1일부터 2019년 8월 31일까지 진행됐으며, 관련 연구논문들을 결과물로 내놨다. 그 결과 3차에 걸친 세부 연구를 통해 21편의 논문이 나왔다. 김 교수는 “연구비를 정량적으로 계산하면 논문 1편 당 1억 원 이상 들어간 황제논문이다. 보통 인문사회학 논문의 경우 평균 연구비가 200만~300만 원, SCI급 논문도 500만 원 정도”라고 성과에 대해 평했다.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동양대학교 김정태 교수 (사진: 게임메카 촬영)

내용적 측면에서 게임 연관성도 문제로 삼았다. 김 교수 분석 결과, 1세부 과제에서는 게임 관련 논문이 7건 중 6건으로 준수한 비율이었으나, 2세부 과제에서는 총 9건 논문 중 게임 관련 3건, 3세부 과제에서는 논문 5편이 나왔으나 게임 관련 논문은 0건이었다. 비게임관련 논문들은 대부분 게임이 빠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중독 관련 논문으로, 연구 과제와 맞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게임중독 관련 논문만을 따져보면 총 9건으로, 총 연구비 대비 1건당 2억 3,888만 원이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두 번째는 ‘인터넷게임중독 예방, 치료 및 사후관리 체계 관련 인력양성과 기술지원방안 개발 및 구축’ 사업에 대한 분석이다. 이 연구는 연구명에서 볼 수 있듯 게임중독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연구지만, 연구진을 보면 게임과 관련 없는 알코올이나 약물, 휴대전화, SNS 중독 연구원과 교수들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 1세부 연구에서 이들이 결과물로 발표한 논문들 역시 음주, 사이버 폭력, 스마트폰 의전, SNS 중독, 인터넷도박 중독 등에 대한 결과물로, 게임 관련 논문은 단 한 건도 없다. 2세부 연구에서도 총 6개 논문 중 게임 관련 논문은 단 한 건이었다. 이 연구에는 7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다.

세 번째는 ‘인터넷게임중독 단계별 맞춤형 예방 및 치료방법 개발 예비연구’로, 5억 원이 투입됐다. 이 연구는 약물치료를 포함한 복합적인 치료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위해 진행됐는데, 항우울제/금연치료제로 쓰이는 브루포피온을 6주 투약해 인터넷게임 사용시간이 줄어들고 게임갈망이 호전됐다는 결과를 제기했다. 결과를 분석한 김 교수는 “게임이 아니라 어떤 행위에 써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알츠하이머 치료 약물로 사용되는 메만틴을 10주 간 투여했더니 도박시간이 줄어들었다는 게임과 관계 없는 연구결과도 함께 결과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위 세 가지 연구에 총 33억 5,000만 원의 세금이 투입돼 총 37편의 논문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 중 게임관련 논문은 14편에 불과하며, 일부 논문은 석사학위 논문 연계로도 쓰이는 등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연구성과 결과들이 누굴 위한 연구였는가”라며 “정말 게임중독 예비치료를 위한 연구였는가, 타탕하게 쓰였는가, 제대로 된 연구인가, 예산집행은 적절했느냐에 대해 묻고 싶다”고 밝혔다.

게임중독과 인터넷중독 혼용, 시작부터 잘못된 연구

네 번째 연구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행한 ‘중독위험요인 및 공존질환 연구’다. 해당 연구는 보고서 형태로 결과물이 나왔으며, 향후 보건복지부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실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해당 연구를 분석한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전석환 실장은 “잘못된 범주화 오류로 시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 내에 ‘인터넷 중독’과 ‘게임중독’이라는 뜻을 혼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실장은 “이 연구는 시작 부분에서 2013년 행정안전부 인터넷중독실태조사 결과를 인용해 청소년 게임중독 유명률이 11.7%며,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해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5조 4,570억 원이라고 설명한다”라며, “그러나 이들이 인용한 실태조사 결과는 게임이 아닌 인터넷중독 관련 문서 중에서 가장 유병률이 높은 자료며, 조선일보 기사 역시 중독포럼에서 보도자료로 낸 자료를 재인용해 언론기사인 것처럼 재포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11.7%라는 2013년 인터넷중독실태조사 결과는 1996년 나온 IAT(Internet Addiction Test, 인터넷 중독 테스트)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중독 치료지침서 개발 위원 중 한 명은 2014년 직접 유병률 신뢰도가 낮고 진단 기준이 아닌 선별 기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SCI급 논문 게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사회적 손실 5조 4,570억 원의 근거 역시 이 자료를 기반으로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와 PC방 이용료 일부를 사회적 손실비용(4,300억 원)으로 산정하고, 학습기회 손실비용 4,100억 원, 근로시간 손실비용(생산성 25% 저하 기준) 3조 4,000억 원 등을 모두 합친 지극히 주관적 기준이라는 것이 전 실장의 설명이다.

전 실장은 “이렇게 문제가 많은 사업보고서를 기반으로 보건복지부는 후속 사업 연계를 통해 게임중독 웨어러블 기기나 게임중독 예방백신 기기를 개발한다고 한다. 또한 이 보고서를 토대로 표준 치료 지침서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대학교 강태구 박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중앙대학교 강태구 박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지막은 2013년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개발된 인터넷 게임중독 선별 도구 IGUESS 타당성에 대한 분석 발표가 이어졌다. IGUESS는 위에서 설명한 IAT를 개선해 국내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제시된 모델이지만, 실제로는 IAT에서 한 문항 정도만 더 추가됐다.

해당 모델 분석을 맡은 중앙대학교 게임 경영전략 연구소 강태구 박사는 중앙대학교 경영학 전공 대학생 193명을 대상으로 IGUESS 기준 게임중독 여부를 조사했다. 강 박사는 “IGUESS 모델은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생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연구해 전체의 7.5%가 게임중독 위험군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중앙대학교 경영학 전공 대학생들에게 IGUESS를 적용하자 전체의 21.2%가 게임중독으로 조사됐다. 이는 초등학생~중학생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라고 밝혔다.

강 박사는 “데이터만 보면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학생 1/4 가량이 학업을 지속하기 힘든 게임중독자”라며 “저 역시 공부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조사에 대해 지도교수인 위정현 교수는 “위 조사는 IGUESS가 게임중독 판단 척도로서 신뢰성이 깨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하루하루 수업과 과제와 취업준비에 시달리고 있는 대학생들의 1/4이 게임중독이라고 판단내리는 것을 보고, 척도의 자의성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동섭 의원 “21세기에 이런 보고서가 있다니 기가 막혀”

위 교수는 “앞서 발표된 모든 분석을 종합해 보면 세 가지 문제가 발견된다. 첫 번째는 인터넷중독과 게임중독 혼용, 두 번째는 게임중독 KCD 등재 추진세력들이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는 IGUESS 척도의 신뢰도 문제, 세 번째는 세 번째는 연구보고서 내 수없이 반복되는 자기모순과 자가당착”이라고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위 교수는 게임 디톡스 사업을 발주한 과기부와 문체부에 대해 “두 부처는 디톡스 사업의 기획, 선정, 사업 과정, 예산집행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또한 과기부가 발주한 김대진 교수 주도 디톡스 연구사업 결과도 조속히 공개해 연구윤리 등을 확인해야 한다.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사업 전체에 대해 감사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관한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 역시 “21세기에 이런 보고서를 쓴 곳이 대한민국 보건복지위원회인가 싶다. 연구를 통해 결론을 제출해야 하는데, 결론을 내려놓고 짜맞추기 식으로 연구를 하는 것을 보니 국회의원으로서 기가 막힌다”라며 “문체부와 과학기술부가 함께 하나하나 잘못된 학설을 부수고 게임이 4차 산업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다.

토론회 참가자들 단체 사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동섭 의원(중앙 왼쪽)과 위정현 교수(중앙 오른쪽) 외 토론회 참가자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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