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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言] 부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어 게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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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메인 타이틀 (사진출처: BIC 페스티벌 2022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페이지)
▲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메인 타이틀 (사진출처: BIC 페스티벌 2022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페이지)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라는 책이 있다. 국내 최초 법의학자로 유명한 문국진 교수의 저서다. 책의 제목은 저자에게 있었던 실화가 바탕이다. 아주 옛날, 부검을 거부하던 유가족이 저자에게 도끼를 휘둘렀기 때문이다. 고인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을 꺼려하며 ‘부검은 사망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는 관념이 뿌리 깊게 박혀있던 시절의 일화다.

시간이 지나며 시대도 변했다. 누가 죽었는지에서 누가 왜 죽었는지를 지나, 누가 왜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파악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과정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그 ‘어떻게’ 죽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진행하는 부검에 대해서는 묘한 거부감이 남아있다. 부검에 대해 다룬 드라마 ‘싸인’, ‘신의 퀴즈’, ‘검법남녀’ 등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그나마 가시화되고 긍정적으로 변한 지금도 여전히 부검은 무서운 일이라는 인식이 묘하게 박혀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다양한 매체에서 부검실이나 영안식장은 호러 장르의 도구로 소모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부검 인식의 개선을 위해 게임을 만들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인디게임 개발사 겜성게임즈가 그들이다. “게임을 통해 재미 뿐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 감동,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은 현재 부검으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추리 어드벤처 게임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를 개발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어떻게 이런 게임을 만들게 됐을까? 게임메카는 겜성게임즈 육탁기 대표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겜성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당신의 안녕을 위해 진실을 탐구하는 가야과학수사대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는 부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추리게임이다. 플레이어는 법의관이 돼 진실을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현장 방문과 검안, 부검 등을 통해 찾을 수 있는 단서를 모아 피해자가 왜 죽었으며,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등을 밝히면 한 스테이지가 끝을 맺는다.

막연할 수도 있는 이 과정에서 게임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플레이어가 편리하게 증거를 채취할 수 있게끔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방향으로 습득한 증거는 게임 내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인 사건 리스트를 통해 정리되고, 리스트에서 수집한 증거를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자칫 복잡할 수도 있는 정보를 리스트화하고 한 문장으로 정리해 정보를 파악하고 취합하기 쉽게 만들었으며, 이렇게 취합한 정보로 법의관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 ‘부검 소견서’를 작성하게 된다.

자칫 어려울 수 있을 의학용어는 플레이어가 헷갈리지 않도록 생략했다. 고증을 살리는 것보다 유저가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주된 게임이기 때문이다. 부검과정에서도 시뮬레이터적 특성을 살려 실제 과정에 가깝게 진행하면서도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부정확한 결과를 도출하는 일은 배제하고, 정확한 매커니즘을 수행할 때마다 이에 알맞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이런 최적화는 부검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 부검의 필요성과 게임의 핵심이 동시에 전달되게 했다.

현장 조사 및 사건 담당 경찰과의 대화 등을 토대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현장 조사 및 사건 담당 경찰과의 대화 등을 토대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건 리스트를 통해 중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건 리스트를 통해 수집한 주요 정보를 열람하고 정리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부검 감정서를 완전하게 작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부검 감정서를 완전하게 작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뚜렷한 메시지, 섬세한 접근

겜성게임즈는 게임인재원 졸업생 네 명과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두 명이 모인 소규모 인디게임 개발사다. 처음 부검을 메인 기획으로 잡은 이유는 민송희 기획자의 영감 덕분이었다. 이 기획에 점차 살을 붙여나가면서도, 죽음을 다루게 된만큼 분위기를 너무 가볍게 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 원칙으로 삼아 개발을 시작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인간이 아닌 동물과 인간을 더한 수인으로 구성했다. 사람 대 사람으로 시신을 마주하는 어려움을 덜어내기 위함이다. 세계관을 정립하는 과정에서는 옛 국가인 가야와 관련된 단어를 다양하게 사용했다. 게임의 배경에 한국의 모습을 다양하게 참고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더해, 육 대표는 이는 게임 내 스토리와도 관련이 있지만, 이는 게임을 하면서 점차 느끼게 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수인으로 구성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 내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수인으로 구성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개발 과정에서는 다양한 현직 관계자와 담당 교수들의 인터뷰 및 피드백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게임 개발 초기,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준 한양대 해부학과 김원규 교수와 게임인재원 최성웅 교수, 이재학 교수의 피드백이 큰 도움이 됐다. 더해 고증과 현장의 모습을 담아내려 법의학 전공서적과 법의학 관련 영상을 다양하게 참고했다고 한다.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메시지를 담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우리의 메시지가 전달될까 라는 생각”이라 답했으나, 그럼에도 겜성게임즈는 유저들과 약속한 오는 10월 출시를 위해 굳건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실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되, 게임의 편의성을 위해 그 구성을 편집했다 (사진제공: 겜성게임즈)
▲ 사실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되, 게임의 편의성을 위해 그 구성을 편집했다 (사진제공: 겜성게임즈)

현장에 투신 중인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당신의 안녕을 위하여’는 지난 1일 개최된 BIC 페스티벌 2022에서 다시 보고 싶은 인디게임들을 모아둔 커넥트픽 존에 출전했다. BIC 페스티벌 2021에서 라이징 스타와 게임 디자인상을 수상하며 한 차례 큰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디게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육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떠올리며 “많은 부스들을 보면서 느낀 점이지만, 정말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외부의 간섭 없이 만드는 것 같다. 그로 인해 게임 안에서 애정이 느껴지기도 하고 독창적인 게임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마치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장사를 하시는 자영업자 같은 느낌”이라는 답을 남겼다.

육 대표는 “지금까지도 현장에서 부검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법의관 분들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앞으로도 저희를 포함해서 많은 인디 게임들을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 환경이 마련되어 더 독창적이고 재밌는 게임들을 접할 기회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모쪼록 이들의 메시지가 더 많은 이들에 닿아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많은 이들이 진실을 찾아나가며 부검의 필요성을 알게되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겜성게임즈)
▲ 많은 이들이 진실을 찾아나가며 부검의 필요성을 알게되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겜성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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