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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선수 출전과 스타 탄생, GSL 흥행의 싹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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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그의 우승과 깔끔한 진행으로 주목받은 GSL 오픈 시즌 1 결승의 폐막식

지난 2일, 장충체육관에서 GSL 오픈 시즌 1의 결승전이 개최되었다. ‘스타2’ 국내 공식 리그 사상 최초로 진행된 결승전 현장에는 3천 5백명의 팬들이 운집해 경기를 관전했다. 또한 곰TV의 결승전 다시보기 VOD 역시 5십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팬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처럼 많은 관계자 및 팬들의 시선이 집중된 GSL 결승전은 ‘스타2’에서 약한 종족이라 평가받는 ‘저그’의 우승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진행으로 눈길을 끌었다.

따라서 이번 시즌1 결승전은 GSL 전체 흥행의 싹을 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이번 주 주말부터 예선전이 진행되는 시즌2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시즌2의 경우 박성준, 이윤열 등 ‘스타1’에서 톱클래스로 손꼽히던 선수들의 출전이 예상되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저그의 새로운 군주, 김원기는 강했다’ - 대회 대표 선수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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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SL의 초대 우승자, 과일장수 김원기

이번 GSL 결승에서 가장 눈여겨 볼 점은 ‘저그’가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저그를 주종족으로 사용하는 과일장수 김원기는 테란 김성제를 4:1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누르며 자신과 대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특히 3세트의 경우, 김성제의 드랍을 막으며 상대의 진영 안에 ‘땅굴벌레’를 소환하는 기발한 전략으로 보는 맛을 더했다. ‘저그로도 우승할 수 있다’라는 것을 몸소 증명한 김원기의 경기는 암울한 저그의 분위기를 살리며 경기를 관람하는 맛을 살리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김원기의 우승은 과거 ‘테란의 황제’로 떠오르며 ‘스타1’의 부흥을 이끌어온 임요환의 행보를 연상시킨다. 당시 임요환은 타 종족에 비해 비교적 약한 종족이라 손꼽힌 ‘테란’ 종족으로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스타 선수로 성장했다. 특유의 드랍쉽 플레이와 ‘마린’ 하나로 ‘럴커’를 잡아내는 뛰어난 마이크로 컨트롤 능력은 ‘테란’의 가능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그의 추후 행보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물론 지금 김원기가 임요환과 동등한 위치에 서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처럼 이름 석자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스타 선수들이 증가할수록 대회 전체의 흥행 가능성 역시 상승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다. 특히 시즌2의 경우, 박성준을 비롯한 전 ‘스타1’ 선수들의 대거 참여가 예상되고 있어 대회 전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높다. 인지도 높은 선수가 곧 흥행카드로 작용하는 e스포츠에서 인기 선수들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또한 김원기의 우승은 그간 부진한 성적으로 다소 침체된 ‘저그’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촉진제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관계자 및 팬들은 김원기를 포함한 ‘저그’ 선수들의 시즌2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부대행사 없이 바로 결승 진행! - 군더더기 없이 깔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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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바로 전에 진행된 `어머니의 인터뷰` 자료 영상
짧고 깔끔한 사전 행사 뒤 바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그렇다면 실제 결승전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GSL의 경기 진행 방식은 군더더기 없이 매우 깔끔했다. 기존 ‘스타1’ 리그 결승전의 필수 항목으로 손꼽힌 가수를 동원한 부대 행사 없이 예정된 시각 6시에 개최 선언과 함께 바로 시작된 GSL은 오후 3시부터 장충체육관에서 대기한 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경기 진행 도중, 별도의 장비 문제도 발생하지 않아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불필요한 대기 시간도 없었다.

이러한 깔끔한 진행은 리그 전체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잡아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GSL을 포함한 e스포츠 리그의 현장 방문 팬들은 보통 경기 시작 2~3시간 전에 경기장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 응원 채비를 갖춘다. 그러나 기존 ‘스타1’ 리그의 경우, 축하공연 등의 부대 행사가 다소 길게 진행되어 개최 이후에도 보통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대기 시간은 자칫 잘못하면 팬들이 지쳐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감소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결승전에서는 기존의 관행을 따라가지 않고 바로 대회를 진행하는 깔끔한 진행 방식을 선택한 그래텍의 안목이 돋보였다.

또한 현장 및 중계 방송을 시청하는 팬들의 의견을 즉석에서 반영하는 융통성까지 보였다. GSL 결승전은 기존 방식과 달리 1세트에서 4세트까지 광고를 삽입해 선수들의 대기 시간을 확보했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선수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전략 회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방책이었으나 관중 측으로부터 진행이 다소 늘어진다는 평이 나왔다. 이에 5세트에서는 다시 광고 없이 바로 경기를 시작해 관중들의 반응을 대회 진행에 곧바로 반영했다.

화려함보다는 깔끔함으로 승부한 GSL 결승전은 관계자 및 팬들에게 안정적인 진행으로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현장 방문 관객 3천 5백여명, 조회수 약 50만 건! - 흥행의 싹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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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을 꽉 메운 3천 5백여명의 관중

이번 GSL 결승전의 현장 방문 관객 규모는 약 3천 5백 명이다. 또한 현장에 모인 관중은 경기 시작부터 시상식이 진행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대회 전체를 즐겼다. 또한 일부 팬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인 오후 3시부터 대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그 결과 결승전 내내 현장 관중석은 응원을 위해 자리한 팬들로 가득했다. 결승에 참여한 선수들도 “비가 와서 많이 안 오실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 방문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동일한 현장에서 진행된 2001년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이 8천명 가량의 관객을 확보한 것에 비해서는 관객 동원 면에서 다소 적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코카콜라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사상 최초로 임요환과 홍진호의 맞대결이 성사되어 1만 여명의 관중이 방문했다가 공간 문제로 2천 여명이 입장하지 못했다. 따라서 앞으로 보다 많은 흥행카드를 세워 결승전 그리고 대회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이 남은 과제다.

결승전에 대한 관심은 다시보기 VOD의 조회수를 통해서도 증명되었다. 4일 오후 5시 기준, 결승전 다시보기 VOD의 조회수는 약 51만 건이다. 4강전이 20만에서 30만 가량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을 봤을 때, 그 수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그래텍 측은 “생중계의 경우, 평소 GSL의 시청자 수 5만보다 3배 가량 많은 15만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곰TV가 주관한 ‘스타1’ 리그 곰클래식 결승전보다도 3배 증가한 수치다.

다만 중계 매체의 경우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결승전 생중계는 인터넷방송 곰TV와 IPTV(인터넷으로 방송 신호를 받아 시청하는 TV) 쿡 TV로 진행되었다. 여기에 결승전 녹화중계는 게임 혹은 e스포츠와 전혀 관계 없는 엔터테인먼트 관련 케이블방송 ETV에서 방영한다. 이처럼 중계 매체의 폭이 기존 ‘스타1’ 리그에 비해 다소 좁은 편이라 파급력이 약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한 일반 시청자의 경우 늘 사용하는 매체를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보다 많은 시청자가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편안하게 시청하도록 보다 넓은 매체 규모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부스와 관중석의 분리, 현장감이 다소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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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스와 관중석 거리가 너무 멀어 현장감이 다소 떨어졌다

이번 결승전 무대는 해설진과 현장 중계를 위한 대형 스크린이 자리한 1층과 선수들의 부스가 위치한 2층으로 설치되었다. 부스를 2층으로 올린 이러한 디자인은 관중의 반응이 경기에 미칠 영향을 줄여 선수들이 보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러나 부스 자체가 분리되어 현장을 방문한 팬들이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본 스타리그 결승전 부스의 경우, 선수 부스와 해설 공간을 1층에 동시에 설치해 안에서 경기 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관중석에서도 무리 없이 바라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GSL의 경우, 위치도 높고 거리도 다소 떨어져 있어 2층에 앉아도 선수들의 모습을 또렷하게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점은 대회의 현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경기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함께 호흡하고픈 것이 현장을 방문한 관중들의 일반적인 심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에게 쾌적한 경기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현장감과 안정적인 경기 환경, 이 2가지 요소를 동시에 충족시킨 사례를 지난 5월 진행된 하나대투증권 MSL 결승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MSL의 부스는 선수들의 신체에 맞게 디자인되었을 뿐 아니라 결승 시작 전까지 가리개로 가려놓아 대회 직전 손을 푸는 선수들이 편안한 환경에서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 특수 부스는 선수와 팬 모두가 만족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처럼 앞으로 부스 설계 및 설치에 대해서도 선수와 관중 양쪽이 모두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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