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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관도 없다, '차이나조이 2019' 한국 게임사 집단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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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업체 출전이 줄어들기 시작한 작년 '차이나조이 2018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 업체 출전이 줄어들기 시작한 작년 '차이나조이 2018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중국 게임시장이 한국에 문을 걸어잠근 지 2년 5개월이 흘렀다. 최근 중국 정부가 외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재개했지만, 한국 게임은 아직 하나도 판호를 받지 못했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계속되자, 중국 시장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던 국내 게임업체들도 하나둘 나가 떨어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중국 최대 게임쇼인 '차이나조이'다. 판호 발급이 막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차이나조이'에선 국내 게임사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검은사막'으로 B2C에서 중국 유저들과 축제를 벌인 펄어비스를 비롯해, 웹젠, 그라비티, 넥슨, 넷마블, 조이시티, 액토즈소프트, 아이덴티티게임즈 등 다양한 업체들이 B2C와 B2B관을 가득 메웠다.

그러나 판호 발급 중지가 장기화된 작년부터 국내 업체 수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거의 전멸 수준이다. 일단 국내 중대형 업체 중 '차이나조이 2019' 정식 참가를 확정지은 곳은 카카오게임즈와 그라비티 정도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파트너사와의 미팅을 위해 B2B에 조그맣게 부스를 내며, 그라비티도 B2B에 출전하지만 작년 1~2부스 규모로 참가에 의의를 둔 것을 생각하면 올해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7월 3일 14:50 업데이트) 그라비티가 B2B 참가를 최종 포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올해 차이나조이 국내 참가사는 사실상 카카오게임즈만 남았다.

작년 B2B에 부스를 낸 카카오게임즈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작년 B2B에 부스를 낸 카카오게임즈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위에 언급한 업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차이나조이 2019'에 참가하는 국내 중견 게임사는 없다시피 하다. 넷마블을 필두로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웹젠, 펄어비스, 스마일게이트, 액토즈소프트/아이덴티티게임즈 등 중국 시장에 관심도가 높은 게임사들은 하나같이 올해 '차이나조이' 출전을 보류했다. 펍지 역시 최근 텐센트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대신 '화평정영'으로 갈아타며 출전 명분을 잃었다.

그나마 현지 퍼블리셔를 통해 간접 출전하는 업체들까지 어떻게든 꼽아 보자면, 중국에서 다수 인기작을 서비스 중인 넥슨 정도가 있다. 아직 현지 파트너사들의 세부 전시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매년 그랬듯 기존 서비스 중인 게임 위주로 간단한 소개 부스 정도가 마련될 전망이라 사실상 출전이라 보긴 어렵다.

이에 더해 올해는 중소 업체들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차이나조이 B2B에 '한국공동관' 이름으로 단독 출전이 부담되는 중소 업체 수십 곳에게 차이나조이 출전 기회를 마련했다. 작년에만 해도 35곳의 중소 게임사가 한국공동관을 통해 중국 업체 관계자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그러나 올해는 이 한국공동관이 없어진다. 대신 차이나조이가 열리는 신국제엑스포 회장 바로 옆 케리 호텔 푸동 컨퍼런스룸을 대관해 공용 수출상담 공간을 운영한다. 사실상 불참에 가깝다. 올해의 경우 20개 내외 업체를 모집했으나, 신청자격을 갖추고 최종 접수된 업체는 17곳에 불과하다. 향후 출전 포기 업체가 나올 경우 수는 더욱 줄어든다. 작년 지방 진흥원을 거치지 않고 한콘진에서 직접 선발한 업체가 20곳임을 감안하면 중소 업체의 중국행 수요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작년 35개 업체로 B2B에 참여한 한국공동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작년 35개 업체로 B2B에 참여한 한국공동관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한국공동관을 없앤 이유는 최근 한국에 대해서만 굳게 문을 걸어잠근 중국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공동관은 재작년 출전을 앞두고 갑자기 '한국공동관' 이름 사용을 제재받아 'KOCCA 공동관' 이름으로 출전하는 굴욕을 겪은 바 있으며, 작년에도 한국공동관 출전사들을 대상으로 중국 정부 측에서 사전 검열된 이미지 사용 제재 등 불이익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도는 등 한국공동관에 대한 잡음이 많았다.

'차이나조이 2019' 불참에 대해 한콘진 관계자는 "중국 판호가 막힌 상황에서 작년 '차이나조이' 출전 성과가 하락함에 따라 올해부터 지원 방식을 바꿔 보았다"라며 "중국 시장으로의 게임 수출 판도가 퍼블리싱보다는 직접 투자 등으로 변화함에 따라 기존 차이나조이 B2B 한국공동관 출전 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원내 방침을 변경했다"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차이나조이 2019'에서는 한국 게임사 그림자도 찾기 힘들게 됐다. B2B관의 카카오게임즈 소규모 부스, B2C관 현지 퍼블리셔를 통한 넥슨 일부 게임 전시를 제외하면 적극적으로 자사 신작을 소개하거나 행사를 갖는 회사는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퀄컴과 인텔이 단독 전시관까지 부여받은 미국, 수년 전부터 수많은 IP를 중국 파트너사에 수출하는 일본 등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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