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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셔틀] 팜키퍼, 손이 바쁜 귀농... 너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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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원은 스스로 지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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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앱셔틀]은 새로 출시된 따끈따끈한 모바일게임을 바로 플레이하고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드래곤플라이트’ 개발사 넥스트플로어의 독립 스튜디오, 지하연구소에서 12일(금) 출시한 ‘팜키퍼’는 도시생활에 지쳐 귀농을 선택했다는 설정의 디펜스게임입니다. 유저는 농부가 되어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세X코가 없는 시골엔 농작물을 해치는 두더지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서는 이들을 물리치면서 농사도 지어야 하죠.


▲ 느긋하게 즐길 만한 SNG로 보이시나요?

게임의 첫인상은 가볍게 즐길만한 캐주얼게임처럼 보였습니다. 로비에 펼쳐진 고즈넉한 시골의 풍경은 평화롭죠. 디펜스가 진행되는 농장은 4X9 사이즈로 구성되며, 1칸당 1개의 작물을 심을 수 있습니다. 작물은 수확까지 걸리는 시간과 판매 수익이 각기 다르고, 인접한 작물을 대신 수확해주는 ‘부지런한 무’ 등 특수작물도 있습니다. 게임의 목표는 정해진 시간 동안 두더지를 물리치면서 많은 수익을 거두는 것이죠. 이만하면 귀농은 식은 죽 먹기 아니냐고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 새로운 작물을 구매해서 기를 수 있습니다


▲ 다양한 작물이 농장에 도움이 됩니다

처음엔 아장아장 걸어오는 두더지가 귀엽게 보였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야채 몇 개 정도야 먹이로 주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실제 게임은 귀엽게 보이던 두더지가 지옥에서 올라온 악의 무리로 보일 정도로 난이도가 있었습니다.

▲ 처음엔 평화로웠습니다

도시생활에 지쳐버린 한 사람의 소박한 꿈을 약탈하기 위해 진격하는 두더지들은 각양각색입니다. 천천히 걸어와 별 위협이 되지 않는 일반 두더지부터 중세 기사를 닮은 방패 두더지, 땅 속으로 숨어드는 땅굴 두더지, 동료도 날려버리는 화력의 폭탄 두더지 등, 악마 같은 녀석들이 소중한 농장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기 위해 접근해옵니다.

▲ 언제부터 두더지가 인간에게 반격을 시작했던가...

여느 디펜스게임이 타워를 설치하여 밀려드는 적을 물리쳤다면, ‘팜키퍼’에서는 유저가 직접 두더지를 터치해 제거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약한 두더지조차 2번 터치해야 쓰러질 정도로 터치 공격력이 약한데 이를 강화할 수단이 없습니다. 그러니 공격을 받으면 한동안 피해를 입지 않고 전진하는 방패 두더지와 같은 강화된 두더지가 몰려오기 시작하면 이내 ‘두더지 크라이시스’가 펼쳐지게 되죠. 가끔 피버타임이 발생하면 두더지들이 브레이크 댄스를 추기 시작해 일망타진할 수 있지만, 애석하게도 농장이 두더지에게 짓밟히고 있을 때는 발생하지 않더군요.


▲ 귀농의 꿈은 그렇게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 피버타임이 시작되면 벌어지는 춤의 향연

그래서 벽이나 덫, 트랙터(?) 등 함정을 설치할 수 있지만, 소비 아이템이라 마구 설치하다간 금세 자금난에 시달리게 됩니다. 또, 게임이 끝나면 설치했던 아이템은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다음에도 쓰고 싶다면 눈물을 머금고 다시 구매해야 하죠. 그렇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사용할 수 있는 ‘낡은 담장’, ‘쥐덫’ 같은 저렴한 아이템은 큰 효과가 없어 계륵으로 느껴집니다.

▲ 정말 두어번만 막아주더라...

게임 방식상 끊임없이 터치를 해야 하는 점도 유저를 괴롭힙니다. 작물 하나를 수확하고 다시 심으려면 3번의 터치가 필요합니다. 수확을 기다리는 작물을 방치해두면 상해버리기도 하죠. 수없이 밀려드는 두더지를 일일이 터치해 공격하면서 농사까지 제대로 지으려면 셀 수도 없을 만큼 화면의 여기저기를 터치해야 합니다. 따라서 쉽게 피로감을 느끼게 됩니다.


▲ 농작물을 심으면 두더지가 오고 두더지를 잡으면 농작물이 시들고

또, 제한시간을 늘려주는 ‘시간을 달리는 두더지’는 초반에만 몰려 나오고 후반부에는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아이템을 펑펑 쓴 철통보안 농장이 얼마 효과도 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제한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고득점을 위해서는 한번에 많은 수확을 얻기 위해 밭을 끊임없이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밭이 늘어나면 관리가 어려워지고, 두더지도 더 빨리 밭에 도달해 작물이 쉽게 상하게 된다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소비아이템을 남발하는 것도 내키지 않고요. 그러다 보니 승리를 위해 일정점수 이상을 요구하는 대전모드가 더욱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 솔직히 토끼처럼 보이지만 일단은 두더지

▲ 강아지 정도는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팜키퍼’는 오래 즐기기는 어려운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더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두더지를 공격하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있으면 지루할 새가 없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계속해도 남는 것이 별로 없어 동기부여가 안되고 조작감도 썩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배치와 조합으로 대변되는 기존의 디펜스게임과는 다른 참신한 게임 방식은 높이 살만하죠. 넥스트플로어가 말한 것처럼, 좋은 게임은 색다른 시도가 밑거름이 되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엔 기대에 못 미쳤지만 지하연구소의 다음 실험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 전 안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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