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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S를 제패하라, 모바일 왕좌의 게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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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병사가 되어 치열한 전장으로 나아가는 FPS(First Person Shooter, 1인칭 슈터)는 세계적인 인기 장르다. 적에게 총구를 겨눈 찰나의 긴장감과 명중시켰을 때 짜릿한 쾌감은 여느 장르에선 느끼기 힘든 FPS만의 전매특허. 덕분에 콘솔과 온라인을 가리지 않고 ‘콜 오브 듀티’, ‘배틀필드’, ‘헤일로’, ‘오버워치’ 등 여러 내로라하는 FPS가 시장의 일익을 점하고 있다.


▲ 뛰어난 몰입감과 짜릿한 손맛을 자랑하는 FPS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헌데 최근 몇 년간 대세로 자리매김한 모바일에선 이렇다 할 FPS 강자가 나오지 않는 실정이다. 이제껏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작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현재 앱마켓 고순위에서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50위권까지 살펴야 한 두 작품 눈에 띌 정도. FPS가 지닌 인기와 대중성을 생각하면 자못 놀라울 정도다.

텅 빈 왕좌를 차지하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간 수많은 FPS가 시장에 도전했으나 하나같이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FPS는 1인칭 시점이므로 화면을 넓게 써야 하며, 순간적인 조작으로 승패가 갈리는 장르다. 당연히 자그마한 화면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즐기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모바일의 한계 넘어설까, FPS 기대작 속속 출격

FPS가 지닌 잠재력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모바일과 어울리지 않는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다행히 단말기 성능과 디스플레이 크기는 나날이 발전 중이며 모바일 게임에 대한 개발사의 이해도 전보다 훨씬 높아졌다. 모바일로 대규모 MMORPG를 즐기는 시대가 온만큼 FPS 흥행작을 배출하려는 움직임도 다시금 활발해지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대표작 ‘크로스파이어’의 게임성을 적극 반영한 ‘탄: 끝없는 전장’으로 오는 18일 출격한다. 지난달 테스트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후 ‘우주대스타’ 김희철을 모델로 기용해 홍보전에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중국에 선 출시되어 이미 검증을 끝낸 작품답게 탄탄한 콘텐츠가 최대 강점이다.


▲ 모바일 FPS '탄: 끝없는 전장' 시네마틱 영상 (영상출처: 공식 유튜브)

최근 게임빌은 애플 앱스토어로만 내놓은 ‘애프터펄스’를 구글 플레이에 선보이기도 했다. 드래곤플라이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이 서비스하는 ‘스페셜포스’도 20일 출시할 예정이며, 카카오 또한 ‘원티드 킬러’를 상반기 론칭하고자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시기가 겹쳐 모바일 FPS에 대한 다양한 해답이 기대된다.

콘텐츠는 충실히, 복잡한 조작은 과감히 덜어냈다

오늘날 주류 장르로 자리매김한 RPG도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기까지 숱한 도전과 실패가 있었다. RPG는 이동이나 캐릭터 선택처럼 자잘한 조작이 많고 한 번 플레이 시 호흡이 매우 긴 편이다. 이것을 모바일에 맞추다 보니 큰 규모의 전투를 조금씩 나누어 보여주고 이동 등은 자동화하여 유저의 수고를 덜어낸 것이다.

FPS도 모바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챙길 것만 확실히 쟁여놓고, 덜어낼 것은 과감히 쳐내야 한다. 다만 그렇다고 콘텐츠를 얄팍하게 만들었다간 흘러간 실패작들과 똑 같은 우를 범하는 일. 과거와 달리 모바일에서도 온라인 못지 않은 게임성이 요구되는 만큼 콘텐츠는 충실히 담고, 조작 방식을 최적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탄: 끝없는 전장’은 이동과 조준을 유지하는 대신 발사를 자동화했다. 게임을 시작하고 전선으로 달려가 대치하는 과정은 여느 FPS와 다르지 않지만, 적에게 총구를 겨누면 자동으로 발포한다. 미세한 떨림을 잡아주는 보정 시스템 덕분에 조준도 어렵지 않다. 적의 머리를 정확히 노리기 위해 파고들 여지도 충분하고, 장르 본연의 손맛도 제대로 챙겼다.



▲ 얼마나 조작을 모바일에 최적화시키느냐가 관건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조작이 모바일 환경에 맞춰 간소화된 반면, 콘텐츠는 최대한 PC 게임 수준으로 준비했다. 데스매치, 폭파 등 일반적인 PvP 모드는 물론 좀비전, 저격전, 근접전 등 특수한 설정도 마련됐다. 다른 유저와 협동해 거대한 보스 ‘타이탄’을 쓰러트리거나 몰려오는 좀비떼를 제압하는 PvE 모드도 눈길을 끈다. FPS의 핵심인 무기와 전장도 다채롭다.

‘스페셜포스’는 시점을 변환해 진입장벽을 낮췄다. 유저가 조작하는 캐릭터를 등 뒤에서 바라보는 하위장르 TPS(Third Person Shooter, 3인칭 슈터)로, 화면이 다소 작더라도 전장을 파악하기가 수월하다. 끝으로 ‘원티드 킬러’의 경우, 캐릭터가 자동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엄폐와 사격만 해도 충분히 FPS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모바일 RPG는 이미 과포화, 국민 FPS를 기다리며

국내 모바일 시장의 RPG 편중은 용해도를 지나 과포화 지경에 이르렀다. 여전히 비스무리한 RPG가 쏟아지지만 성공담은 점차 들려오지 않고, 앱마켓 상위권은 유명 IP와 자본을 앞세운 대작 몇몇이 점거한지 오래됐다. 뚜렷한 강자가 등장해 유저를 전부 끌어안을 때마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은 매번 동반 하락을 면치 못한다.

여러 게임사가 모바일 FPS에 도전을 이어가는 이유도 이러한 형편과 무관하지 않다. FPS는 PC와 콘솔에서 RPG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흥행 장르다. 현재 모바일의 대안 장르로 꼽히는 스포츠나 퍼즐과는 잠재력에서 비교를 불허한다. 다만 장르가 지닌 특성을 어떻게 모바일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구현할지, 그 개발문법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못했다.


▲ 이 가운데 모바일 FPS 왕좌를 차지할 게임이 있을까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탄: 끝없는 전장’과 ‘스페셜포스’, ‘원티드 킬러’는 저마다 자신이 적절한 해답을 들고 있다고 자신한다. 앞서 최대 시장인 중국을 먼저 밟고 온 ‘탄: 끝없는 전장’은 분명 상당한 우위에 서있다. 하지만 국내 유저들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속단할 수 없다. 부디 이들 중 국민 FPS가 탄생해 모바일 시장의 오랜 장르 편중을 해소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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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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