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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으로 떨어진 게임人 사기, 2019 상반기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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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게임업계에는 역대급 충격파가 몰아쳤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이 매물로 나왔으며 WHO총회에서 게임 이용장애를 공식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정하며 이에 대한 찬반논쟁이 거세게 일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성인 온라인게임 결제한도가 폐지되었으며, 2011년부터 이어진 대표적인 게임 규제 셧다운제도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아울러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올만한 소식도 이어졌다. 가장 큰 부분은 확률형 아이템이다. 애플에 이어 구글도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개발자 정책을 변경하고, 게임위에서도 확률형 아이템 청소년 보호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업계에서 자율규제로 진행 중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정책 변화가 예고된 것이다. 이와 함께 구글 스태디아로 촉발된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은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렇게 올해 상반기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요동치는 시기를 겪었다. 상반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1일 게임메카는 2019년 게임 10대 뉴스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국내 게임산업 대표 기업, 넥슨이 매물로 나왔다

▲ 넥슨 판교사옥 (사진제공: 넥슨)

올해 상반기 게임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이슈 중 하나는 넥슨 매각이다. 김정주 대표가 본인이 창업한 넥슨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김 대표가 팔려는 대상은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이다. 김정주 대표 본인과 부인 유정현 감사, 김 대표 개인회사 와이즈키즈가 보유한 NXC 지분 98.64%를 매물로 내놓았다. NXC 지분을 인수하면 넥슨을 소유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넥슨은 한국 온라인게임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게임사다. 국내 대표 게임사 넥슨을 회사를 창업한 김정주 대표가 직접 매물로 내놨다는 점은 업계 입장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넥슨이 해외 업체에 팔린다면 국내 온라인게임 뿌리가 뽑히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아직 넥슨을 사들일 당사자는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김정주 대표가 매각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며 매각 이슈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거센 찬반논쟁, WHO 게임 이용장애 만장일치 통과

▲ WHO가 '게임 이용장애'가 포함된 ICD-11을 통과시켰다 (사진출처: WHO 공식 홈페이지)

WHO가 게임 이용장애를 공식 질병으로 분류하기로 결졍했다. 지난 5월에 열린 제 72차 총회를 통해 ‘게임 이용장애’가 포함된 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이히 ICD-11)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이다. 이번에 총회를 통과한 ICD-11은 2022년 1월에 발효되며, 국내에는 이르면 2026년에 반영될 예정이다.

문제는 ‘게임 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삼냐, 삼지 않느냐에 대한 찬반논쟁이 거센 것이다. 게임업계와 의료계가 정면충돌했고, 이낙연 총리가 중재에 나설 정도로 문체부와 복지부 갈등도 컸다. 이 총리는 5월에 열린 간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는 향후 대응을 놓고 조정되지 않은 의견을 말해 국민과 업계를 불안케 하면 안 된다”고 밝히며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지시했다. 협의체는 7월 중 출범할 예정이며 문체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게임계, 의료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다.

성인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폐지와 셧다운제 완화 움직임

▲ 문화체육관광부 로고 (사진제공: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업계 입장에서 힘 빠지는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7일 업계가 오랫동안 바라온 성인 온라인게임 결제한도가 폐지됐다. 이 규제는 게임법에 있었던 내용은 아니지만 게임위가 심의를 진행하며 게임사로부터 관련 서류를 받을 때 ‘성인 월 결제한도’를 적지 않은 게임에 대해 등급을 내주지 않으며 사실상 규제였던 부분이다. 이를 ‘성인 월 결제한도’를 적는 부분을 없애며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제한도를 정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올해 상반기에는 업계에서 환영할만한 내용이 연이어 진행됐다. 플래시게임 사이트 차단으로 이슈화된 ‘비영리게임 심의’도 없애는 방향으로 개선됐으며, 6월 28일에는 현금만 쓸 수 있었던 오락실에서 신용카드와 같은 전자결제수단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2011년부터 지속된 셧다운제도 정부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구글도 확률 공개 의무화, 압박 심해진 확률형 아이템

▲ 구글플레이에서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가 의무화된다 (사진출처: 구글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게임 대표 수익원으로 자리잡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가장 큰 부분은 구글이 확률형 아이템에 칼을 빼든 것이다. 구글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구매 전 소비자에게 이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개별 아이템의 확률을 명확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개발자 정책을 바꾼 것이다. 애플에 이어 구글도 확률 공개 의무화로 돌아서며 글로벌적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변화가 찾아왔다.

아울러 주요 게임시장으로 손꼽히는 미국에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지난 5월 미국 공화당 조쉬 하울러 상원의원은 미성년자를 겨냥한 소액결제와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 전하며 업계에 긴장감이 조성됐다. 여기에 한국에서도 게임위가 청소년 보호를 중심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연구과제를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확률 공개’를 중심으로 한 자율규제가 진행되고 있지만 연구결과에 따라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구글 스태디아로 촉발된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 경쟁

▲ GDC 현장에서 발표된 '구글 스태디아' (사진: 게임메카 촬영)

5G 상용화에 맞춰 게임업계에서 새로운 분야로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가 뜨고 있다. 3월에 열린 GDC에서 첫 공개된 구글 스태디아와 E3에서 재조명된 MS X클라우드, 텐센트와 인텔이 손을 잡은 텐센트 인스턴트 플레이 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구글이 스태디아를 발표한 직후 영원한 적수로 자리하던 소니와 MS가 게임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손을 잡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기기에 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즐기는 클라우드 서비스는 기존에도 뼈대는 있었다. 다만 용량이 큰 데이터를 손실 없이 보낼 수 있는 5G가 떠오르며 클라우드 방식으로 게임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환경이 갖춰졌다. 다소 실험적인 영역에 있던 클라우드 서비스가 대중화될 초석이 마련된 것이다. 이와 함께 5G 상용화로 VR 게임 역시 시장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설 길이 열렸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노사 포괄임금제 폐지

▲ 포괄임금제 폐지를 주제로 한 1월 25일자 이구동성 만평

야근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포괄임금제’가 업계에서 사라지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넥슨스마일게이트 노사가 포괄임금제 폐지가 포함된 단체협약을 맺으며 게임업계 노동환경 개선에 대한 의미 있는 첫 걸음을 땠다. 아울러 넷마블엔씨소프트도 포괄임금제를 폐지한다고 밝히며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작년 7월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부터 올해에는 포괄임금제 폐지가 이어지며 업계 종사자의 ‘워라밸’도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다만 노사 갈등이 완전히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지난 6월에는 네오플 사측이 노조에 가입한 직원에게 기존에 맡은 일과 다른 업무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갈등에 불이 붙었다. 이 직원은 회사 주요 정보를 취급하는 ‘사용자 이익대표자’이기에 노조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업무로 전환하고자 했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다.

스팀과 콘솔, 새 플랫폼 진출하는 국내 게임사

▲ '검은사막' Xbox 버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펄어비스)

국내에서도 스팀과 콘솔이 새로운 해외 진출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콘솔의 경우 '검은사막' Xbox One 버전이 지난 3월에 출시됐으며, E3 현장에서 ‘검은사막’ PS4 버전도 공개됐다. 아울러 ‘크로스파이어’ Xbox One 버전도 E3에서 베일을 벗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울러 ‘클로저스’ PS4 버전이 일본에 출시됐으며 ‘블레이드 2’ 스위치 버전도 발매됐다. 오는 7월에는 ‘테라’ PS4 버전이 아시아 서비스에 돌입한다. 이들은 모두 온라인 또는 모바일 원작을 기반으로 콘솔에 진출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글로벌 PC 플랫폼으로 떠오른 스팀의 문을 두들기는 게임사도 많아지고 있다. 코그는 자사 신작 ‘커츠펠’을 스팀에 먼저 선보였으며, 제페토 역시 배틀로얄 신작 ‘서바이벌 프렌지’를 스팀에 냈다. 구글과 애플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처럼 콘솔과 PC에서도 현지 퍼블리셔 없이 유력 플랫폼을 끼고 국내 게임사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며 수출 창구가 다양해지고 있음이 드러난 상반기였다.

마이너를 넘어 메이저로, 서브컬쳐 게임이 뜬다

▲ '프린세스 커넥트! 리 다이브'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소녀전선’을 계기로 핫한 분야로 떠오른 서브컬처 게임이 올해는 주류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게임은 출시 3개월이 지났음에도 구글 게임 매출 10위를 지키고 있는 ‘프린세스 커넥트! 리 다이브’다. 아울러 ‘소녀전선’ 개발진의 ‘명일방주’와 일본에서 인기를 끈 ‘아이돌마스터 밀리시타’ 등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넥슨 신작 ‘카운터사이드’ 역시 서브컬처 게임을 지향하고 있다.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급부상한 서브컬처 게임의 반란이 하반기에도 이어질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리니지마저, 정액제 서비스의 종료

▲ '리니지'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지난 4월에는 20년 넘게 정액제를 유지해온 상징적인 게임이 부분유료화로 전환됐다. 엔씨소프트 대표작 ‘리니지’다. 엔씨소프트는 앞서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도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로 전환했으며, MMORPG 기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테라’, ‘아키에이지’도 정액제에서 출발했으나 부분유료화로 바뀐지 오래다. 이번에는 ‘리니지’마저 부분유료화로 노선을 틀며, 90년대 초반 보편적인 요금제로 자리해왔던 정액제 서비스가 이제는 완전히 막을 내리는 분위기다

병역거부 판단 기준에 FPS 플레이 여부 반영

▲ 양심적 병역거부자 이슈에 대해 다룬 1월 11일자 이구동성 만평

지난 1월에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와 게임이 얽혔다. 제주지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병역기피가 정당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FPS 플레이 및 가입 여부를 반영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병역거부자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외산 게임은 조사 대상이 될 수 없고, 게임 가입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사생활 침해에 해당할 수 있는 군인권위원회의 입장도 있었다. 아울러 지난 20일에는 온라인 FPS 접속 기록이 있는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가 선고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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