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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티아 연대기 4, 조금은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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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티아 4'가 iOS로 등장했다

기자가 피처폰을 사용하던 시절, 컴투스의 ‘이노티아 연대기’시리즈는 게임빌의 ‘제노니아’시리즈와 더불어 모바일의 대표적인 RPG였다. 특히 ‘이노티아 연대기’의 경우 다양한 직업군의 3인 파티 시스템을 통한, 다양한 직업 조합의 재미가 특징으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이번에 iOS용으로 출시된 ‘이노티아 연대기 4(이하 이노티아4)’는 유니버셜로 출시되어 아이폰과 패드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 또한 게임 내에서 사용 가능한 캐쉬인 ‘젬(Gem)’을 주는 유료버전과 광고가 삽입되어있는 무료버전을 따로 출시, 다양한 유저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잘 짜인 계획표 같은 게임

기자가 ‘이노티아 4’를 플레이 하면서 든 생각은 ‘아직도 안 끝나나’였다. 나쁜 의도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노티아 4’는 모바일게임치고 정말 긴 플레이타임을 가졌으며, 순수 플레이타임만 20시간을 거뜬히 넘겼다. 물론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약 20시간을 플레이하고 아직도 엔딩을 보지 못했을 정도다.

▲ 겨우 5마리? 너무 간단한 퀘스트

▲ 설레는 영웅의 합류, 아이템을 빼돌리려 했지만 실패했다

▲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들 아닌가

퀘스트 역시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메인퀘스트와 서브퀘스트는 사냥, 수집, 채집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종류는 단순하지만 퀘스트의 달성 목표가 과도하지 않고 적당히 유지되기 때문에 지치지 않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특히 레벨업 요구 경험치가 높지 않기 때문에 퀘스트를 수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적정 레벨에 맞춰 플레이가 가능한 장점도 있다.

‘이노티아’ 시리즈의 특징인 용병을 활용한 부분도 눈에 띈다. ‘이노티아 4’의 주요 캐릭터들은 모두 캐릭터 일러스트가 지원되는데, 특정 캐릭터의 경우 파티에 참가해 같이 전투를 한다. 대화창에서만 보던 캐릭터들이 주인공과 함께 전투하기 때문에 단순히 NPC로 느껴지지 않고, 마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영웅 캐릭터와 함께 하는 느낌이었다.

▲ 시종일관 어둡게 진행되던 게임이 밝아졌다

게임의 분위기를 충실히 살리는 다양한 맵들은 그 역할을 다한다. 초원과 동굴, 설원, 도시 등 다양한 맵은 질리지 않을 정도로 충분하며, 퀘스트의 바탕을 잘 조성하고 있다. 게임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장치들이 잘 배치되어, 마치 PC로 즐기던 RPG의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주인공의 운명은 확률에 의해 결정되나

기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우연히 ‘전설의 검’이라는 아이템을 필드에서 발견했다. 무기를 얻고 인벤토리를 확인한 순간 내 캐릭터의 직업과 맞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세이브데이터를 로드해서 다시 얻기 위해 해당 필드를 방문했지만 검은 없었다. 하지만 다른 곳에 갔다가 다시 방문하니 같은 자리에 검이 있었다.

위의 ‘전설의 검’등 필드에 일정 확률로 생성되는 상자, 항아리 같은 요소는 등장하는 위치만 알아낸다면 필드간의 왕복을 통해 지속적으로 습득이 가능하다. 안에서 등장하는 아이템이 무엇이냐의 차이일 뿐, 원하는 아이템을 얻을 때 까지 반복만 한다면 아이템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레벨 4에 전설의 검을 발견한 주인공

▲ 같은 퀘스트 보상 아이템이지만, 받을 때 마다 능력치가 다르다

‘이노티아 4’를 플레이하면서 아이템이 좋지 않아 막히는 느낌을 받는 경우는 없었다. 다만 더 좋은 장비를 위한 욕심으로 아이템 파밍을 한 경우가 많은데, 이 아이템들이 모두 확률이라는 테두리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이템을 획득할 확률, 아이템이 좋은 능력치를 가질 확률, 용병의 능력치가 정해지는 확률 등 랜덤한 것들이 너무 많다. 게임이 너무 어려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신경 쓰인다.

한결같아서 아쉬운 모습의 이노티아

‘이노티아’를 플레이했을 당시 2007년이었고, ‘이노티아 4’가 iOS로 나오기까지 5년이 걸렸다. 기자의 경우 ‘이노티아’시리즈 특유의 게임 스타일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고, RPG 장르를 즐겨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애정이 있어서일까. 더 좋았으면 하는 부분은 분명 존재했다.

▲ 네트워크 창고가 있었으면 이런 그림은 나오지 않는다

게임의 스타일을 고수하기 위해 변화를 꺼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기들의 발전보다 뒤떨어져 보이는 그래픽은 아쉬웠다. 기자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고퀄리티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다. 같은 급의 게임이라면 좋은 그래픽을 가진 게임에 점수를 더 줄 수밖에 없다. ‘제노니아 4’의 경우 스마트폰으로 했을 때와 아이패드로 했을 때의 해상도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하지만 ‘이노티아 4’의 경우에는 유니버셜 앱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내에서 메뉴 이외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너무나도 싱글 위주의 고전 RPG 같다는 점이다. 네트워크를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세이브 데이터를 보관하는 기능밖에 없고, 그 외에는 ‘젬’을 사용하거나 받기위한 링크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최근 네트워크 대전을 지원하는 게임이 많은데,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네트워크 창고라도 만들어줬다면 더 다양한 캐릭터를 쉽게 플레이 할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긴 플레이타임에 행복하긴 하지만, 싱글 게임이라면 언젠가엔딩을 보고 끝나버릴게 아닌가.

▲ 어짜피 엔딩을 보게 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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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규 기자 기사 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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