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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게임광고] 이게 펌프야? DDR이야?

한국 게임의 성숙기였던 19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잡지에 나온 광고만 봐도 설렜던 그때 그 시절의 추억. '게임챔프'와 'PC챔프', 'PC 파워진', '넷파워' 등으로 여러분과 함께 했던 게임메카가 당시 게임광고를 재조명하는 [90년대 게임광고] 코너를 연재합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90년대 게임 광고의 세계로, 지금 함께 떠나 보시죠

가정용 리듬게임 주변기기 광고들이 실린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3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가정용 리듬게임 주변기기 광고들이 실린 제우미디어 PC파워진 2000년 3월호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잡지보기]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오락실에서는 게임 효과음만 들렸습니다. ‘갤러그’의 레이저 총 쏘는 소리, ‘스트리트 파이터’의 ‘아도겐’ 기합, ‘버블보블’의 중독적인 BGM, ‘파이널 파이트’의 타격 효과음, 자동차 레이싱 게임의 배기음… 지나가다 듣기만 해도 ‘오락실이구나’ 라고 알 수 있는 사운드였습니다.

그러던 중, 90년대 말부터 오락실에 음악과 노랫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비트매니아’와 ‘댄스 댄스 레볼루션(DDR)’, ‘펌프 잇 업’ 등 리듬게임이 등장하면서 생긴 변화입니다. 음악에 맞춰 건반을 두드리거나 발판을 밟는 리듬게임은 어두침침했던 오락실 풍경을 바꿔놓았고, 공중파 TV에도 수십 차례 방영되며 유명세를 떨쳤습니다.

다만, 300원에서 500원에 달했던 게임비는 당시로서는 꽤나 부담되는 가격이기도 했습니다. 일반 스틱형 게임이 한 판에 1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특히나요. 게다가 당시까지도 오락실 하면 불량청소년들이 드나든다는 인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터라 아이나 여성들은 오락실 방문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이에 많은 이들이 가정에서 PC에 연결해 플레이하는 리듬게임을 원했고, 수많은 제품이 나왔습니다. 오늘 [90년대 게임광고]는 이 같은 수요가 절정에 달했던 2000년으로 떠나 보겠습니다.

안다미로에서 출시한 '펌프 잇 업' 공식 가정용 발판https://www.gamemeca.com/magazine/?mgz=pcchamp&ym=2000_3
▲ 안다미로에서 출시한 '펌프 잇 업' 공식 가정용 발판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첫 번째 광고는 ‘펌프 잇 업’ 개발사인 안다미로에서 내놓은 공식 펌프 발판입니다. 제품명을 보면 1st와 2nd 버전까지 구현된 것 같네요. 3rd 버전이 나온 것이 2000년 5월이니, 나름 당시로서 최신 버전까지 구현한 셈입니다.

‘펌프 잇 업’은 초반에만 해도 발판을 대각선으로 배치했을 뿐인 ‘DDR’ 아류 게임 중 하나였지만, 국내 유저 취향에 맞는 한국 가요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DDR’의 인기를 고스란히 계승했습니다. 초기에는 ‘펌프방’ 이라는 업소까지 생길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기에, 광고에 나온 가정용 발판 역시 잘 팔렸습니다. 다만 가정용 발판 특성 상 미끄러지거나 인식이 잘 안 되는 특징이 있었고, 아파트나 빌라 같은 다세대 주택에서는 층간소음의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이러한 가정용 발판들은 약 1년 정도 붐을 일으키다 조용히 역사속으로 사라졌죠.

DDR 발판인데 펌프 이름을 붙인 아류작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DDR 발판인데 펌프 이름을 붙인 아류작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두 번째 광고 역시 가정용 발판 붐을 타고 나온 제품입니다. 다만, 제품명 ‘댄스 댄스 네버스탑 2000’이라는 것에서 볼 수 있듯, DDR 붐에 편승한 일종의 짝퉁 제품입니다. 심지어 아래쪽 제품 사진에는 ‘펌프 버전’이라고 써 있는데, 막상 발판은 DDR의 상하좌우 체계를 채택했습니다. 당시나 지금이나 DDR와 펌프 잇 업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 꽤 많았기에 생긴 해프닝입니다.

참고로 이런 짝퉁 제품들은 대부분 판정 민감도가 영 좋지 않거나 자체 콘텐츠 부분에서 약점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간혹 공식 제품보다 성능이 좋은 제품들이 섞여 있기도 했죠. 당시 게임잡지에서 수많은 DDR/펌프 발판을 가져다 놓고 비교체험을 한 기사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왠지 이 제품은 어떤 평가를 받았을 지 궁금해지네요.

이것만 있으면 나도 오락실 고수! 펌프 마스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이것만 있으면 나도 오락실 고수! 펌프 마스터와 파워 DDR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세 번째 광고는 제우미디어에서 발간한 ‘펌프 잇 업’과 ‘DDR’ 가이드북 광고입니다. 당시 오락실에선 위 두 게임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경우가 많았고, 게임 한 번 하려면 수십분씩 기다려야 하기도 했죠. 그야말로 한 판 한 판이 귀중했기에 기계 밖에서도 눈으로 보며 연습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남들과는 다른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니즈에 맞춰 나온 것이 바로 위의 책 두 권입니다. 앞서 소개된 PC용 발판 설치법에서부터, 노래별 족보를 공개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가능케 했습니다. 여기에 폼나는 퍼포먼스를 사진으로 설명하기까지… 이 책만 있으면 오락실에서 스타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드럼 게임이지만 왠지 DDR을 붙이고 싶었던 드럼 시뮬레이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 드럼 게임이지만 왠지 DDR을 붙이고 싶었던 드럼 시뮬레이터 (사진출처: 게임메카 DB)

마지막 광고는 왠지 모르게 ‘DDR’이라는 광고문구가 붙어 있는 드럼 시뮬레이터입니다. 기본 15곡이 들어 있고, 인터넷을 통해 추가곡과 온라인 게임을 지원한다고 하네요. 게임으로도 활용 가능하고, 교육용이나 음악 전문가용으로도 활용 가능하다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 당시로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아 ‘coming soon’ 로고를 붙이고 있네요. 포트 연결 얘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드럼형 장치를 PC에 연결해 즐기는 기기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에도 드럼을 이용한 리듬게임인 ‘드럼매니아’ 시리즈가 활발히 서비스 되고 있었고, 국내 오락실에서도 간혹 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대중적 인지도 측면에서 DDR이 압도적이다 보니 ‘드럼매니아’ 대신 ‘DDR’ 이름을 마케팅에 사용했네요. 여러모로 ‘DDR’과 ‘펌프’에 열광하던 당시 시대상황을 느낄 수 있는 광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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