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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남] 제발 매너 탑재 좀! 오락실 '진상'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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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1990년대만 해도 오락실 하면 불량하고 위험한 곳이라는 이미지가 남아 있었다. 나 역시 오락실에서 돈 뺏긴 기억이 생생하니까.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어두침침했던 오락실 분위기가 밝아지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이런 풍경도 옛날 얘기가 됐다.

그러나, 아직도 마음 편히 즐겨야 할 게임센터를 혼돈으로 몰아넣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들은 게임센터 직원과 점주는 물론 같은 이용자들까지 기겁하게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을 끊기게 하는데, 가뜩이나 침체 상황인 아케이드 게임업계에는 치명타로 작용한다. 부디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게임센터 진상 TOP 5 사례들을 소개한다.

(코로나19 의심증상 있는데 게임센터 오는 사람, 마스크 벗고 다니는 사람, 밤 10시 이후에 몰래 방문해서 영업정지 먹이는 미성년자, 침이나 쓰레기 투척 등은 게임센터 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 진상이므로 제외했습니다)

TOP 5. 아 게임 X같이 하네! (쾅쾅)

최근엔 좀 덜하지만,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게임센터의 주력 매출원은 스트리트 파이터나 KOF, 철권 등 대전격투게임이었다. 장르 특성 상 유저 간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고 회전률이 높은데다 기기가 차지하는 공간도 비교적 좁기 때문에 다른 게임기 대비 수익이 많이 났다. 전성기에는 아예 철권 전용 게임센터도 생겼을 정도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이 경쟁하다 보면 항상 감정 다툼이 벌어지지 않는가. 가장 흔한 사례가 게임에서 진 후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기기를 쾅! 하고 치거나, 욕설을 중얼거리거나, 기기 너머로 매섭게 노려보는 등이다. 사실 그냥 무시하는 게 상책이지만, 간혹 물리적 폭행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어 영 껄끄럽다. 다만 최근엔 게임센터에서 대전격투 게임이 비주류가 된 데다, 일부 게임은 대전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대전격투게임 구역은 예로부터 시비가 많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대전격투게임 구역은 예로부터 시비가 많이 벌어지는 곳이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4. 저 게임 대기 엄청 많네, 못하겠다

게임센터의 불문율 중 하나는 ‘동전대기’다. 플레이 하고 싶은 게임기를 먼저 즐기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경우, ‘다음 차례는 나’ 라는 의미로 기기 위에 동전을 올려 놓는 것이다. 인기 게임의 경우 동전이 순서대로 쌓여서 순번 대기 시스템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경우 대기자를 위해 동전은 하나만 올려 놓는 것이 룰이다.

그런데,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 산처럼 쌓여 있는 동전이 전부 플레이어 한 명의 것인 경우다. 동전이 많이 쌓여 있을 경우엔 대기를 포기하는 사람도 많거니와, 설령 누가 의의를 제기해도 내가 먼저 왔으니 이 동전 다 쓴 다음에 플레이 하라고 강요하는 사람도 있다. 많은 게임센터에서는 이러한 행위로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체 대기 룰을 정해두기도 하지만, 관리가 안 되는 곳에서는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진다.

동전을 잔뜩 쌓아놓고 게임기를 전세내는 행동은 매너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동전을 잔뜩 쌓아놓고 게임기를 전세내는 행동은 매너가 아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3. 다음 카드 대기자분… 어디 가셨지?

위에서 언급한 동전대기 방식은 2000년대 중반 들어 카드대기 형태로 바뀌는 추세다. 철권이나 이니셜 D, 리듬게임 등에서 카드 저장 시스템을 도입하고, 물가 상승에 따라 동전 없는 오락실도 생겨나면서 전용 카드를 놓아두기 시작한 것이다. 동전과 달리 카드 외형에 따라 개인 구분이 확실하기에, ‘이 동전이 내 거냐 네 거냐’ 같은 다툼의 여지를 차단한다. 일부 인기 기기는 아예 카드 대기를 위한 전용 받침대까지 만들어 붙여 놓을 정도다.

그런데, 간혹 카드를 걸어둔 채 행방불명 되는 사람들이 있다. 카드를 놔둔 것을 잊어버리고 집에 간 사람도 있지만, 대다수는 게임기 몇 개에 카드대기를 동시에 걸어 놓은 ‘멀티 대기자’다. 보통은 순번 대기자가 자리에 없을 시 다음 사람이 게임을 시작하는 것이 맞지만, 간혹 뒤늦게 찾아와 ‘내 차례인데 왜 네가 먼저 시작하냐’며 시비를 걸기도 한다. 순번이 다가왔을 때 플레이어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음 대기자 입장에서는 어지간히 찝찝한 것이 아니다.

카드 대기 시스템을 이용할 때는 자기 차례를 꼭 지키도록 하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카드 대기 시스템을 이용할 때는 자기 차례를 꼭 지키도록 하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2. 친구 게임하는 거 옆자리 앉아서 구경해야지~

게임센터는 혼자 와서 즐기는 것보다 친구들과 함께 오는 편이 더 재미있다. 서로 게임 실력을 겨루기도 하고, 친구가 하는 걸 구경하며 이리저리 참견하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그러다가 자주 보고 친해진 사람들끼리 친목 모임도 갖고, 길드를 만들기도 하고, 대회도 열고… 이런 게 게임센터 꾸준히 다니는 재미다.

그런데, 간혹 친구 게임 구경한다고 옆의 빈 게임기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경우 옆 자리 게임을 하려면 비켜 달라고 말을 꺼내야 하지만, 괜히 흥을 깨거나 시비 붙기 싫어서 포기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들은 ‘어차피 사람도 없으니, 잠깐 앉으면 어때요?’ 라며 자신들의 행위를 별 일 아닌 것처럼 포장하지만, 이는 지하철 노약자석이나 임산부석에 앉는 비노약자/비임산부들과 같은 논리다. 정말 게임센터가 사람 한 명 없이 텅 비어있거나 고장 난 게임기가 아닌 이상 자리는 항상 비워두자.

게임을 구경할 떄는 옆이 아닌 뒤쪽에서 하는 것이 매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을 구경할 떄는 옆이 아닌 어깨 뒤쪽에서 하는 것이 매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1. 음료는 들고 다니며 먹다가 기기에 올려놔야 제 맛!

게임센터에서는 음료 반입을 제한하거나 기기 위에 올리지 말라는 안내문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꼭 쏟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반적인 스틱형 아케이드 게임기 기판 위에 음료컵을 올려놓을 경우, 플레이 시 발생하는 진동이나 몸짓에 의해 의외로 잘 넘어진다. 앉아서 하는 게임도 그럴진대, 서서 하거나 아예 춤을 추는 리듬게임/체감형 게임은 오죽할까.

기기 위에서 음료를 쏟으면 지저분해지는 것 이상으로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 기판 안쪽까지 음료가 스며들 경우 기기가 고장나는 것은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부품이나 기판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경우까지 종종 발생한다. 물론 게임을 하다 보면 목이 마를 순 있다. 그 경우 최소한 한 장소에서 다 마시거나, 뚜껑을 단단히 닫을 수 있는 페트음료 위주로 가지고 다니길 바란다. 아케이드 기기값은 당신 생각보다 훨씬 비싸다.

비시바시 같은 난타류 게임을 하면서도 테이크아웃 컵을 올려놓고 플레이하려는 사람을 실제로 목격한 적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비시바시 같은 난타류 게임을 하면서도 테이크아웃 컵을 올려놓고 플레이하려는 사람을 실제로 목격한 적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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