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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미비한 스타트업, 최대 자산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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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DC 강연에 나선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


스타트업이란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소수정예로 신속히 움직이는 초기 단계의 조직을 말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힘겹기 만한 신생 개발사의 첫걸음. 모바일 액션 RPG ‘히어로즈 아레나를 개발 중인 미어캣게임즈 남기룡 대표는 게임 스타트업의 핵심 자원은 바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남기룡 대표는 5 21()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5(이하 NDC)’에서 게임 스타트업 시작하기, 미어캣게임즈의 사례라는 주제로 게임 개발사 창업에 나설 때 챙겨야 할 부분을 강연했다.

 

미어캣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히어로즈 아레나는 모바일 3D 액션RPG로써 개성적인 영웅들이 펼치는 완성도 높은 액션과 유저간 실시간 PvP를 특징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5월 스타트업 개시와 함께 시작된 이 프로젝트가 불과 1년 만에 투자 유치를 비롯한 여러 성과를 거두며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평균 경력 10년 이상인 창업 멤버들의 노력이 있었다.

 

남 대표가 강조한 부분은 팀에 얼마나 많은 인재들을 포섭하고, 단합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스타트업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그는 다니던 개발사를 그만두고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그간 관계를 맺어온 지인들이었다. 우군으로 삼기 위해 연락도 자주하고, 의도적으로 술자리를 주선하여 편안한 가운데 내 비전을 공유하기도 했다. 최근 합류한 한 동료에 경우 삼고초려 심정으로 한 달에 한번씩 꼬박 1년을 찾아가 겨우 포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보다보면 정든다, 인재 등용의 핵심은 자주 보고 잘 챙기기


결과적으로 작당모의라는 이름 하에 프로그래머, 아티스트, 게임 디자이너 등 총 5명이 모였다. 다들 평균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이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산재해 있었다. 남 대표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 자체는 즐거웠지만, 문제는 비전이었다. 우리 팀은 월급 같은 건 당연히 없었고 사무실로 따로 구하지 않아 한 팀원의 자택에서 개발을 진행했다. 팀원들 모두 언제 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 없어 불안해하고 있었다. 나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지만 팀장으로써 모두를 안심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팀원들의 마음을 다잡기 위해 1 2일 MT를 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는 것이었다. 남 대표는 SNS를 통해 프로젝트를 알리고, 동영상을 제작해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홍보를 진행했다. 이 와중에 어떻게 접선해야 할지 몰랐던 투자 담당자와도 연락이 닿고,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컴퓨터와 책상도 지원받을 수 있었다.



▲ 스타트업의 가장 큰 적은 바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불안함이다


투자 유치가 확정되고 NPC(넥슨앤파트너즈센터) 입주에 성공하며 상황이 나아졌지만, ‘사람에 대한 고민은 계속됐다. 아직 게임 하나 출시한 바 없는 미래가 불안정한 스타트업이기에 추가 인력을 수급하기가 어려웠다. 업계 적정 연봉을 맞춰줌은 물론 자유로운 출퇴근, 휴가일수에 스톡옵션까지 내세워봤지만 원하는 사람은 좀처럼 구할 수 없었다. 남 대표는 인재를 찾기 위해 지인들 추천은 물론 구인사이트 공고까지 폭넓은 방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겨우 새로운 사람을 뽑더라도 기존 팀원들과 융화가 문제였다. 창립 멤버들이 오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인데 비해 신입들은 비교적 경험이 적어 일일이 전체 계획을 공유하기보단 수직적으로 업무를 지시하는 편이 수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 대표는 여기서도 사람을 최우선시했다. 창립 멤버들과 신입들을 수평적 관계로 놓고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그는 스타트업이 대기업에 비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바로 경직되지 않은 문화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무실에서 개발하다 잠시 바람이 쐬고 싶으면 카페에 가서 개발해도 될 정도로 자유로운 분위기를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기룡 대표는 시간, 자원 등 모든 것이 미비할 수 밖에 없는 스타트업 최대 자산은 사람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선 실력 혹은 잠재력을 갖춘 인재를 잘 선별해내고, 이들이 열악한 환경에서도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비전 공유와 배려가 이루어져야 한다. 끝으로 그는 스타트업은 매우 힘든 과정인 만큼 무엇보다 팀원들 스스로 개발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사람과 함께는 좋은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를 이끌고 싶다는 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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