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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국내 게임업계, 모바일 레드오션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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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모바일게임 업계에 빨간 불이 본격적으로 켜졌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 국내외 모바일게임 업계에 빨간 불이 본격적으로 켜졌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모바일게임 시장이 레드오션이라는 얘기는 수 년 전부터 나왔지만, 당시만 해도 경쟁이 점점 심해진다는 의미로 쓰였다. 레드오션 얘기가 아무리 나와도 모바일게임은 계속해서 가장 잘 나가는 플랫폼이었고,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특수로 성장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안정화되면서 게임에 몰렸던 사람들이 점차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레드오션 가속화를 막던 요소들이 없어진 것을 넘어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특히 3분기 들어 상황이 확 바뀌었다. 모바일인덱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모바일게임 월간 거래액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고 있으며, 3분기 오픈마켓 3사(구글, 애플, 원스토어)의 총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1조 6,67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형 게임사들이 주로 위치한 매출 순위 상위권 게임들의 감소가 커져 국내 상장사 실적에 직접 타격이 갔다. 해외 시장 역시 비슷한 추세인데, CNG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3분기 들어 전년 동기 대비 모바일게임 매출의 25%가 줄어들었다.

모바일게임 시장 크기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쟁은 여전하다. 아니, 더 치열해졌다. 게임을 내려면 인건비나 마케팅비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더 많이 써야 하는데, 매출이나 영업이익 증가폭은 예전만 못한 상태다. 기존 게임들도 매출 순위를 유지한다고 다가 아니다. 순위는 그대론데 매출은 줄어든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약간은 식상한 모바일 레드오션 주의보 역시 경고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국내 게임 상장사 실적에 이러한 경향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3분기 들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모바일 오픈마켓 3사 매출 (사진출처: 모바일인덱스 보고서)
▲ 3분기 들어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모바일 오픈마켓 3사 매출 (사진출처: 모바일인덱스 보고서)

▲ 중국 모바일게임 매출 현황 (자료출처: CNG 공식 홈페이지)

3N부터 확인하자. 먼저 넷마블이다. 넷마블은 오랜 대작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분명 신작은 있었는데 큰 히트작이 없다. 원래부터 넷마블은 외부 IP가 많고 모바일 비중이 높아 3N 중 영업이익률이 적은 편이었는데, 이러한 가뭄이 지속되자 올해 1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3분기에도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4.4% 늘긴 했지만 적자폭은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전체 상황이 나쁘진 않다. 특히 엔씨는 작년 말 출시된 리니지W 효과가 지속되며 올해 3분기에도 국내 모바일 제왕 자리를 지켰다. 올해 3분기에도 엔씨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다만, 엔씨 실적을 보면 다른 의미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하락세가 확연히 느껴진다. 지난 3분기에 리니지 W, M, 2M 삼형제는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최상위권을 계속 유지해 왔다. 간혹 신작의 도전이 있긴 했지만, TOP 5~6 안에서 꼭 세 자리씩은 차지하고 있었다. 사실상 순위만으로는 매출 최상위권 독점이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2022년 엔씨 주요 모바일게임 매출은 지난 1분기 6,407억원에서 3분기 4,373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과거 '천상계'라 불리던 최상위권의 압도적 매출 발생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3분기 엔씨소프트 주요 모바일/온라인게임 매출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IR)
▲ 3분기 엔씨소프트 주요 모바일/온라인게임 매출 (사진출처: 엔씨소프트 IR)

흔히 PK2라 묶어 부르는 펄어비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도 비슷하다. 크래프톤은 모바일 분야 매출이 전년 대비 26%, 금액으로는 약 1,000억 원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가 오딘 매출 하락의 빈자리를 100% 채우지 못하며 모바일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하락해 반토막 났다. 서브컬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매출 1위까지 오르는 등 성과를 내긴 했지만, 앞서 언급했든 매출 1위의 힘이 더 이상 예전의 천상계 수준에 못 미치는데다 8월엔 운영 이슈까지 터졌다.

펄어비스의 경우도 검은사막 모바일로 대표되는 모바일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전체 매출 대비 모바일 비중이 작년 3분기 29%에서 올해 3분기엔 16%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 펄어비스는 PC부문 상승으로 매출을 유지하고 준비 중인 신작 붉은사막이나 도깨비, 플랜8 등도 콘솔이나 PC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등 모바일 외 분야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 외에도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성과를 발판삼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경쟁이 거세진 시장에서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를 높여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 하락했다. 컴투스홀딩스도 워킹데드 올스타즈 글로벌 출시를 맞아 비슷한 이유로 3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 킹덤과 오븐브레이크 매출 감소로 인해 영업비용을 최대한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모바일에 크게 기대던 게임사들의 실적 하락이 현실로 다가온 분기였다.

카겜
▲ 우마무스메 출시에도 불구하고 모바일게임 매출이 감소한 카카오게임즈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각사 컨퍼런스 콜에서도 신작과 관련해 모바일 분야보다는 PC온라인과 콘솔 관련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다. 레드오션을 벗어나 새로운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어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지난 2분기까지 단골로 나왔던 블록체인이나 메타버스 관련 이야기는 악재가 이어지고 붐이 식어서인지 예전만큼 자주 등장하진 않았다.

정리하자면, 모바일게임 시장은 한계점을 넘어 확실히 하락세에 들어섰다. 지난 10여년 간 모바일에 집중해 높은 폭의 실적 상승을 거뒀던 게임사들도 블록체인 게임이나 메타버스에 이어 PC온라인과 콘솔 등에 다시금 집중하는 등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하루아침에 주저앉진 않겠지만, 이러한 변화 시류에 발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뒤쳐지기 십상이다. 이어지는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사들이 추구하는 변화의 결실이 맺어질 2023년부터는 새로운 성장세가 추가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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